경성상계 - 근대 상업도시 경성의 모던 풍경
박상하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경성상계’ 이 책은 1880년대에서 1945년 광복 때까지 상업, 기업을 중심으로 당시 특색있는 내용을 서술하였다. 당시 신문의 글귀를 그대로 인용하고 사진을 많이 수록하여, 그 시대의 모습을 실감나게 볼수 있다.

 

 책은 시간 순서대로 집필되어 있다. 당시의 모습과 특색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사건사건을 신문과 사진을 인용하여 흥미있게 이끌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조선극장과 단성사의 흥행전’, ‘현대 쌀라리맨의 수입과 경성의 자동차대수’, ‘사의 찬미 40만장 팔려 나가는 레코드 업계’, ‘최초의 토키영화 <춘향전> 첫날 흥행 1,580원’ 등 읽는 이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고 즐거움과 교양지식을 동시에 제공해 준다.

‘강철은 부서질지언정 별표고무는 찢어지지 아니한다!

 고무신이 질기다 함도 별표고무를 말함이오

 고무신의 모양 조키도 별표고무가 표준이오

 고무신의 갑만키도 고등품인 별표고무‘

말하지 않아도 알것이다. 바로 별표고무신 광고이다.

여기에 맞선 거북선표고무신의 광고이다.

‘경고!!
일 년간 사용, 확실 보증품.
가짜 거북선표가 만사오니 속지 마시고 거북선표를 사실 때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거북선 상표에 물결 바닥을 사십시오‘

 한동안 웃음을 지어내는 광고문구였다. 별표고무는 지금 광고하고 있는 흙표 흙침대의 광고스타일과 비슷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없다. 시간적 흐름을 따라 당시 경성의 상업적 특색, 상인 등을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난 주인공을 화신백화점의 ‘박흥식’ 으로 꼽고 싶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 4부 ‘종로화신백화점 vs 혼마치 미쓰코시 백화점’으로 박흥식, 최남 두 사람의 뛰어난 상술과 백화점을 둘러싼 경쟁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아쉽게도 화신백화점의 박흥식은 8.15 황복 후 새로운 경영환경에서 벌이는 사업마다 성공하지 못하여 화신전자를 마지막으로 역사에서 이름을 감추고 만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우리가 익히 들어온 삼성, 현대, LG 등의 재벌은 역사가 길지 않다는 것이다. 즉 일제 말기 즈음해서 신생하여 8.15 광복을 기점으로 일본이 광복 때 남기고 간 기업을 불하받으면서 기업의 덩치를 키워나간 것이다. 곧이어 터진 6.25 전쟁과 전후복구사업은 이들 기업에게 황금빛 기회가 되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광복 이전 승승장구 하던 기업은 대부분 쇠퇴의 길을 걸어갔고 지금 남아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역시 기업의 수명은 길지 못하다는 말이 우리 역사 가운데서도 증명이 된 셈이다.

 이 책은 재계사에서 1945년 이전은 선사시대 정도의 의미를 두고 있는 것에 대해, 분명 그 때에더 상업은 존재했고 기업 활동이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보여 주려 하고 있다. 나 역시 현재 존재하는 대기업 정도만 알지 근대에는 어떤 기업활동과 역사가 있었는지 몰랐다가 이 책을 통해 ‘화신’이라는 이름의 유래와 여러 가지 사실을 알수 있게 되었다. 개항후 광복까지 한국 상업의 변천모습을 보여주는 교양서로서 즐거움도 제공해 주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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