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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둑 - 한 공부꾼의 자기 이야기
장회익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1970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대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이다. 퇴임후 이 책을 쓴 것이다. 환경운동에 앞장선 실천적 과학사상가로 녹색대학 초대 총장을 역임했다. 특히 자연과학과 철학 사상을 아우르며 독창적인 학문 세계를 구축한 것으로 주목받았다. 2003년 교수신문이 꼽은 현대 한국의 자생이론가 20명 중 자연과학자로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 책은 총 12챕터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여덟번째 챕터 ‘학문과 등산’에 저자의 중심적인 삶의 깨달음이 들어가 있으며 여섯번째 챕터 ‘배움의 되새김질’에는 공부방법에 관하여 중요한 아이디어를 획득할수 있다. 이외 3번, 5번, 4번챕터 순으로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도에 따라 나열해 보았다. 그리고 아홉번째 챕터 중반부터 마지막 12챕터까지는 부록성격이 강한 것으로 상대성이론의 소개, 저자가 최근 몰두하고 있는 ‘온생명’ 이론, 우주설과 동양학문에 대한 저자의 견해 등이 씌어 있는데 이해하기가 어려우므로 억지로 읽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 글은 학문을 중심으로 한 저자의 삶을 기록한 자서전이다. 공부하는 이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제 갓난아기인 나의 딸에게도 고이 보관하였다가 중학생이 되면 읽으라고 건네 주어야 겠다.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근원을 캐는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 저자가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얘기 하면서 보여주려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이것이다.
‘득점 전략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겨냥하는 데에 있다. 이는 언뜻 옳은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여기서 잃는 것은 학습의욕과 학업능력이다. 결국 종이 위에 적히는 득점 수치를 위해 교육의 본질인 의욕과 능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조금 길게 누적된다면 결국 능력 부족으로 득점 수치도 올리지 못한다. 이제 곧 내가 택한 학습방법이 얄팍한 득점 전략보다 득점 자체를 위해서도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나 자신의 예를 들어 보여주려 한다.‘ p111
허나 저자의 시대와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경쟁사회속에서 시간에 쫓기며 자녀들이 자라는 걸 보노라면 그들이 얼마나 호응을 할지 미지수이다. 이 방법은 현실적으로 대학생 정도의 성인이 되서야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저자는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물리학을 더 깊게 공부할 수 있다는 착각에 인문계에 갈 수 있었지만 공고에 입학한다. 그러나 공고에 가서는 학교에서 가르치고 시험보는 공부자체가 수준이 낮아 부담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하고싶은 공부를 할 수 있었고 스스로 터득하는 공부를 더욱 발전시키게 된다. 이 역시 저자가 지금은 정년 퇴임을 하고 아무에게도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과 동일하리라.
‘나는 내게 주어진 삶 그 자체를 온전히 그리고 몽땅 내 것으로 영위하고 싶었다.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하루 24시간을 오롯이 내가 하고 싶은 일에만 몰두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 학교 수업이 내 지적 성장을 도운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 방해요인으로도 작용한 것이다. 이는 적어도 내 스스로 다른 어떤 부담이 없이 그 무엇에 탐닉하는 일에 방해가 되었다’ p188
그의 일생은 초등학교 중퇴를 제외하곤 학문에서 최고의 길을 걸어왔다. 공부능력이 탁월하다고 할까? 줄곧 이 책에서 주장하는 ‘스스로 터득하는 공부’를 저자는 초등학교때부터 익혔고 일생동안 스스로 공부를 터득해왔다. 그 결과로 중학교 수석졸업, 고등학교 수석입학,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입학, 미국 루이지에나대학 조기 박사학위 취득 등 최고의 엘리트의 길을 걸어왔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화려한 경력에 기죽어 버리기도 한다. 저자가 의도한 자랑은 아니지만 화려한 학문 성취는 기죽을 만 하였다. 저자가 경쟁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앎을 위한 학문을 강조하였지만, 평범한 자신이 아직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하였기에 치열하게 삶을 살아간 저자에게 열등감반, 부끄러움 반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런 느낌 때문에 이 책을 읽는동안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지만, 이책이 내게 준 영향력은 컸다. 배움을 위한 공부. 앎을 위한 공부, 그리고 원리를 터득하고 자신의 언어로 다시 설명을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는 공군장교로 복무하면서 공군사관학교에서 물리학을 가르칠때 물리학이론을 스스로 많이 정리를 하였다. 남을 가르치기 위한 정리 공부를 하면서 외국의 서적을 읽고 이것을 다시 자신이 이해한 대로 우리말로 적어 나가는 것이었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론을 내것으로 만드는데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 내용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자신이 일선 교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교회 주일학교에서 중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이다보니, 저자의 말처럼 배운것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지도 못한채로 교과서만 읽어나가는 교사는 되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이 든다. 핵심 이론을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고 거기에다 주변 내용과 곁가지를 쳐 나가는 능력을 강조하는데 이젠나도 그렇게 해보아야 겠다.
전도서 12:12 내 아들아 또 경계를 받으라 여러 책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케 하느니라
마지막으로 책을 다 읽으면서 이 성경 말씀이 생각났다. 그러나 저자처럼 앎에 대한 즐거움이 강한 사람이라면 예외일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