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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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로 읽은 이들은 알겠지만, 이 책은 일반 사람들이 평소에 쓰는 단어들을 이용해 읽히기 굉장히 쉽게 쓰여진 책이다. 나는 원서 art of loving을 너무 좋아해 내가 어딜가건 항상 들고 다녔다. 그런데 여행 중에 잃어버려 한국에서 번역판을 샀는데 도저히 같은 책이라고는 봐 줄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 대체 왜 우리나라 번역가들은 외국의 서적을 번역하는 데에 있어서 일반인들이 평소에 쓰지 않는 단어들을 남발하고 문장을 어렵게 만들어 놓으며 그것으로 지식인인양 자위를 하는 것일까. 한국어 번역을 읽으면서 내가 원서에서 읽었던 내용의 반의 반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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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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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시지프 신화를 영어로 읽은 경험이 있다.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책이다.

이번에 한국어로 읽어보고 싶어 책을 샀다. 그런데 한국어가 내 모국어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번역을 해 놓았다. 쉬운 말을 풀어 쓰기 보다 집약적이고 어려운 단어를 쓰려다 보니까 책이 그냥 집약적 언어의 뭉치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Art of loving (사랑의 기술이라고 번역된 에리히 프롬의 책)을 한국어로 읽었을 때의 충격과 똑같다. 물론 한국어는 서방 언어와 그 뿌리가 다른 언어이기 때문에 좀 더 번역이 어렵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몇몇 책들을 보면 번역가 스스로가 어렵게 번역을 해 놓고 그것을 마치 지식인의 고매한 언어정도로 느끼는 것 같다. 사랑의 기술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내가 영어로 읽을 때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책을 붙들고 있었던 것과 반대로 한국어로 읽을 때는 한 장을 넘기기가 힘겨운 수준이다. 


고흐는 이런 말을 했다. "내 언어가 수학자들의 언어와 일치하는지는 관심이 없네. 생각해보게. 만일 누군가 쓸모 있고 참되고 필요한 무언가를 말할 때, 이해하기 힘든 말로 한다면, 그게 말하는 사람에게든 듣는 사람에게든 무슨 소용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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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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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인력있게 주인공이 행하는 악에 대한 묘사를 늘어 놓았지만,

마음을 울리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악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지도 않다.

'케빈에 대하여' 처럼 '그렇다면 그 악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도 없었으며,

'시계태엽오렌지'처럼 '그렇다면 악은 어떻게 정의 되는가'에 대한 통찰도 없었고,

'이방인'처럼 악으로 보이는 인간을 통한 부조리에 대한 성찰도 없었다.

앞서 언급한 책과 영화들과 같은 통찰을 바라는 게 아니다. 단지 그 소설이 담아내고자 하는 통찰, 그게 아니면 사색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여기에서 내가 읽을 수 있는 건 단지 악에 대한 묘사 뿐이다. 그렇다고 그 묘사가 새롭냐 한다면 그것도 아니다.

나에게 이 소설은 재미 없는 소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의 마음에 남을 소설도 아니다.

게다가 '종의 기원'이라는 제목은 너무 거창하지 않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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