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키호테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6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저지 페리 엮음, 신인수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날 옛적, 라 만차라고 하는 스페인의 어느 마을에 '키하다'라나

'케사다'라나 하는 시골 귀족이 살았다.

- 돈 키호테 중에서






라 만차의 유명한 신사 돈 키호테를 모르는 어른들은 없을 것같습니다. 그만큼 많이 읽힌 책이기도 하고 돈 키호테의 무모함과 엉뚱함은 책을 읽은지 오래된 지금까지도 비교적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내가 학창 시절에 읽었던 그 책을 아이와 함께 다시 읽어보고 또 감상을 말해보면서 뭔가 미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혼자서 필독서라니까 무턱대고 읽었던 경험도 떠오르고 어릴 때 읽은 책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느낌도 정말 색달랐습니다. 돈 키호테의 이름만 알고 있었던 아이는 비교적 글밥이 많고 처음 접하는 고전이라 조금 어려워하기도 했지만, 피식거리면서 제법 긴 호흡으로 책을 완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돈 키호테는 어떤 사람일 것같냐고 물으니 뭔가 용감하고 대담한 기사인 것같다고 하더니, 책을 완독한 후에는 굉장히 대책없는 어뚱한 사람인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그 사람만의 특이함과 개성이 있는 것같다면서 책을 여러 번 읽어야 완전히 파악할 수 있을 것다고 나름 신중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준비를 모두 마친 어느 날 밤, 산초 판자는 아내와 자식한테 잘 있으라는

인사도 하지 않고, 돈 키호테는 가정부와 조카딸에게 작별 인사도 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마을을 떠났다.

- 돈 키호테 중에서




요즘 점차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어려운 고전문학을 접하게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고전은 솔직히 저도 읽기에 만만치 않아서 아이에게 읽히기에 정말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고학년이 되면서 독서 시간도 상대적으로 많이 줄고, 또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먼저 읽고 싫어하는 아이에게 반강요하다시피 이 책 같이 읽었습니다. 고전이라면 어렵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을 이미 가지고 있었던 아이라, 완독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의외로 아이는 피식거리면서 내내 즐겁게 완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책으로 고전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역시 고전문학은 세대를 넘어 뭔가 통하는 점이 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책 뒤편에 소개글에 '<성경>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번역된 책인 소설 돈 키호테는 스페인의 대문호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대표작이다.'라는 설명을 본 아이는 이 책이 그렇게나 유명하냐면서 흥미를 느꼈습니다. 책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확한 줄거리는 기억하지 못해도 시골 마을의 기사 돈 키호테와 그의 종자인 산초만은 확실히 기억을 할 것같습니다. 그만큼 기발하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고 말돈 안되는 듯한 두 사람의 모험이 평범함 일상과 정해진 일상을 보내야 하는 우리에게 힐링을 주는 요소가 되는 것같습니다. 요약본이 아니라 두 사람의 대화나 모험을 생생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서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학생용으로 나온 요약본이나 만화로 나온 책들은 아무래도 원작보다는 조금 각색이 된 편이라서 처음 읽기에는 편할지 몰라도 작가의 완전한 생각을 알기에는 어려운데, 이 책은 다양한 작가소개, 작품 해설, 사진, 그림등의 자료가 있어서 비교적 원작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어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딱딱한 글만이 아닌 충분히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요소가 곳곳에 있어서 아이도 읽는데 너무 좋았다고 합니다.



"그만하시지요. 저를 칭찬하는 말씀은 더는 못 듣겠습니다.

저는 아첨과는 원수처럼 지내는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공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진실임을 잘 알지만,

듣고 있기는 거북합니다."

- 돈 키호테 중에서


돈 키호테와 산초의 대화, 모험, 그들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이 두꺼운 책도 금방 읽게 되는 듯합니다. 고전의 매력이 여기 있는 것같습니다. 읽자마자 바로 이해되고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곳곳에 영상처럼 펼쳐지는 요즘 책보다는 조금 더 느릿느릿하고 긴 호흡이 필요하지만 완독 후에는 훨씬 더 풍부한 감정과 자신에게 스며드는 듯한 무한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이 돈 키호테는 정말 고전 중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혹시 고전을 처음 접하게 되는 청소년이나 없는 시간을 쪼개서 책을 읽어야 하는 청소년에게 이 책 적극 추천합니다. 한번에 쭉 읽어도 좋지만, 챕터마다 나눠서 읽어도 충분히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완독할 수 있는 책이라서 더욱 좋을 것같습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