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분홍바지 춘희네 환경 시리즈
루시에 하소바 트루헬코바 지음, 안드레아 타체지 그림, 김광훈 옮김 / 춘희네책방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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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생일에

단 한 번도 장미꽃을 사준 적이 없었어요.

- 할아버지의 분홍바지 중에서

 

 

 

정말 튀는 색깔인 분홍 바지가 눈길을 확 끄는 책 표지입니다. 왜 나이도 지긋해 보이는 할아버지께서 저렇게 핫핑크 바지를 입고 있는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걸그룹이나 입을 만한 그런 바지 색이라서 도대체 왜 분홍 바지를 입는지 정말 의문이었습니다. 제목에도 들어간 분홍 바지에 얽힌 사연이 무엇일지 정말 궁금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어느 마을에 얼굴을 자주 찡그리고 다니고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물론 사람들도 할아버지를 싫어합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생일에도 단 한 번도 장미꽃도 사준 적이 없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읽고 완전 구두쇠 심술궂은 할아버지의 이미지가 생각났습니다. 어떤 사연을 가진 할아버지인지도 상당히 궁금해졌습니다.

 

 

 

 

 

한 번은 유행이 지난 할머니의 분홍 바지를 발견하고는 그 바지를 입었어요.

- 할아버지의 분홍바지 중에서

 

 

 

이 책 속의 할아버지 정말 독특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이 책 속의 할아버지를 만난다면 마치 외계인을 만난듯 전혀 이해를 못할 것같은 행동을 합니다. 목욕하고 남은 물을 양동이 두 개에 가득 채우기 전까지 아무도 물을 못 버리게 하고, 양동이 두 개를 변기에 물을 내릴 때 쓰려고 화장실에 두는 바람에 손님들이 올 때면 할머니를 굉장히 그것을 부끄러워합니다. 여기까지 책을 읽은 아이가 정말 어리둥절해 하면서 정말 실제에도 이런 할아버지가 있냐고 물어보면서 말도 안된다는 듯 전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보였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면 할아버지는 봉투 안에 있는 쓰레기를 꺼내고 남은 빈 봉투를 도로 가져와 다시 쓰레기통에 끼워 넣습니다. 할아버지는 도로 가져온 봉투에서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썼고 할머니는 그 냄새를 아주 싫어했습니다. 할머니가 유통기한이 지난 요구르트를 버린 날이면 할아버지는 화를 내곤 했고, 할머니가 헌 옷을 의류 수거함에 버리라고 했을 때도 버리지 않고 그 옷들을 창고로 가져가 다시 한번 살펴봤습니다.

이 밖에도 할아버지의 행동들은 정말 평범한 것들과는 먼 것들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고 본인의 소신대로 행동하는 할아버지에 대해 아이는 연신 고개를 갸우뚱 거리면서 우리 할아버지가 이런 행동을 했으면 본인은 절대 할아버지와는 같이 다니지 않을거라고 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손자도 할아버지에게 왜 이런 이상한 행동들을 하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하나하나 자세하게 왜 이렇게까지 본인이 행동하는지 설명해줍니다. 할아버지의 설명을 들은 손자는 본인은 할아버지처럼 절약을 할 수 없을 거라고 말합니다. 할아버지 같은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본인을 이상하고 까다로운 아이라고 생각할 거고, 그러면 본인은 기분이 나쁠 거라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중요한 교훈을 아이에게 줍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입고 있는 분홍바지는,

아마도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만 하는 소년이 만들었을 거야.

그 소년은 네 또래쯤 되었겠지.

- 할아버지의 분홍바지 중에서

 

 

 

 

이 책은 그다지 글밥이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책 속에 담긴 메세지는 긴 여운을 불러 일으키는 것같습니다. 강요하기 보다는 물 흘러가듯 자연스레 스스로 생각하게끔 만드는 작가의 이야기 방식이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보고, 납득하고, 또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분홍 바지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추측해보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이 책 유아,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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