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누구세요? 꿈터 어린이 38
이초아 지음, 장정오 그림 / 꿈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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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성문을 쓰고 엄마 사인을 받아 올 생각을 하니 절로 고개가 저어졌어요.

차라리 결석을 해 버릴까 싶었어요.

그러면 지각은 안 하니까 반성문을 안 써도 되잖아요.

엄마 사인을 받아 갈 일도 없고 말이에요.

하지만 안 될 것 같았어요.

- 아저씨 누구세요? 중에서

 

 

 

 

 

 

제목과 표지의 아저씨 얼굴만 봐도 어떤 이야기일지 예측이 되는 책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아야하는 중요한 메세지를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바쁜 워킹맘 엄마는 중요한 회의 때문에 출근하면서 주인공에게 재차 당부합니다. 늦지 않게 가라고 하면서 회의 때문에 전화 연락도 어려울거라고 합니다. 엄마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평소 보다 두 시간 이른 시간이라 망설이다 그냥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웠지만 깜빡 잠이 들면서 결국은 늦잠을 자고야 맙니다. 양말 한 짝을 실지도 못하고 부랴부랴 나갔지만 주인공인 원석이는 벌써 선생님께 혼날 생각에 무서워집니다. 또한 반성문을 쓰고 엄마에게 사인을 받을 생각까지 하자 아예 결석을 할까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 짧은 시간에 망설이고 겁먹은 원석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왠지 짠했습니다. 결국에 학교에 가기고 결정을 하긴 했지만, 반성문을 써도 억울하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걸어가는 원석이를 보면서 풋 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정말 너무나 아이같은 발상이 오히려 우리 주위의 평범한 아이들을 떠올리게 하고, 좀더 공감이 갔습니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눈길을 끌던 과자를 사먹을 생각에 신이 난 원석이는 정문에 교감 선생님이 지각생들을 잡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학교 후문 쪽으로 향합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인상이 푸근해 보이는 아저씨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도와주세요!"

갇혔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큰 소리로 외쳤어요.

하지만 차가 부르릉 출발하는 소리에 도와달라는 목소리는 퍼져 나가지도 못했지요.

- 아저씨 누구세요? 중에서

 

 

선한 마음으로 상자를 옮기는 것을 도와준 원석이에게 위기가 닥칩니다. 상자와 함께 트렁크에 파묻히고 마는데 도와 달라는 외침도 밖으로 퍼져 나가지 못하고 머릿속은 캄캄해집니다. 뉴스에서 본 나쁜 아저씨들이 떠오르고 섬처럼 외딴곳에 팔려가서 영원히 엄마, 아빠를 만나지 못할까봐 겁이 납니다. 엄마 말을 안 들은 것에 대해 후회도 되고 눈물도 난 원석이가 너무나 불쌍했습니다. 주인공과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비록 책속의 이야기지만, 너무나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안타까웠습니다. 항상 아이에게 교육을 시키고 학교에서도 안전 교육을 받기는 하지만 아직 어리고 순진한 아이가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할 때 냉정하게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할 수 있을까 의문도 들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하지만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이 책에서 간접 경험하면서 꼭 책 속의 중요 메세지를 되새겼으면 합니다. 한참을 울다 문득 엄마가 했던 '호랑이 굴에 잡혀 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는 속담을 기억해 낸 원석이는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을 차리면 반드시 탈출할 거라고 믿는 원석이를 보면서 너무나 용감하고 씩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들 조차도 이런 일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어려운데 어떻게든 탈출하려는 원석이가 너무나 대견했습니다.

트렁크 문이 열리면서 드디어 탈출을 기대했지만, 험상궂은 아저씨가 트렁크를 연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주인공은 엄청 실망하고 속상해합니다. 이상한 창고같은 곳에 갇히고 영화에서나 본 것처럼 나무 의자에 앉은 주인공을 나쁜 아저씨는 굵은 밧줄로 꽁꽁 동여맵니다. 주인공을 윽박지르고 엄마 전화번호, 이름, 학교에 대해서 묻는 아저씨에게 배가 고파서 제대로 기억이 안난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예측을 하고 본 책이었는데도 너무나 사실적이고 또 톡톡튀는 주인공의 매력에 뒷이야기가 저절로 궁금해지는 책이었습니다. 단순한 안전 교육보다는 실감나는 만화영화 같은 이 책 속의 내용이 훨씬 더 유괴예방이라는 메세지 전달에 효과적인 것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이에게 이런 경우가 생기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더니 아이는 한참은 골똘히 생각하면서 절대로 어떤 어른도 따라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진짜로 있었던 일을 글로 써놓은 거냐고 물으면서 너무 실감난다고도 했습니다.

 

 

 

 

"아이고 참. 엄마가 졌다, 졌어.

네 마음은 알겠으니 제발 엄마 좀 놀라게 하지 마라. 알았지?"

엄마가 다가와 나를 품에 꼭 안았어요.

 

- 아저씨 누구세요? 중에서

 

 

못된 아저씨, 나쁜 아저씨 어떻게 이렇게나 어린 초등학생을 납치할 수가 있어 내내 속으로 욕하면서 봤는데, 점점 책 내용의 진행 방향이 조금은 다른 쪽으로 흘렀습니다. 좀더 흥미진진해 지기도 하고 짠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주인공의 행동이 뭉클한 감동까지 주는 책이었습니다. '유괴예방'이라는 너무나 확실한 안전 메세지를 실감나게 전달해준다는 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추천합니다. 어렵지 않은 어휘와 실감나는 삽화까지 실려 있어서 충분히 아이 혼자서도 이해할 내용의 책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정말 다정하고 용감한 주인공 '이원석'을 만나 볼 수 있는 책이라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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