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의리 백수호 꿈터 어린이 37
한영미 지음, 백명식 그림 / 꿈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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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쩜빠 아줌마는 사람만 보면 붙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한글 교실에서 그렇게 해야 우리 말을 잘 할 수 있다고 배운 모양이었다.

맞는 말인데 바쁜 사람들은 마냥 이야기 상대가 되어 줄 수는 없다.

- 의리의리 백수호 중에서

 

 

 

 

 

표지만 봐도 풋 웃음이 나오는 비장한 표정의 주인공이 인상깊은 '의리의리 백수호'입니다. 맞은편에 사진 찍어주는 사람이 있고, 굳센 표정의 주인공이 뭔가 다짐하는 듯한 삽화가 있는 책으로 어떤 내용이길래 제목이 의리의리일까 궁금해집니다. 첫장을 읽자마자 주인공의 성격이 어떤지 확 파악이 됩니다. 등굣길에 영구를 찾는 쩜빠 아줌마의 목소리를 듣고 강아지를 찾아줘야 하나 고민하지만 이미 몸은 영구를 찾기위해 추측이 되는 곳으로 향합니다. 예상했던 장소에서 영구를 찾아주고, 쩜빠 아줌마의 어설픈 한국어를 고쳐 주는 주인공은 그 모든 일을 인증 사진으로 남기고 본인의 백수호 방송과 깨깨오스토리에 올립니다. 모든 일을 기록해서 본인의 영상을 만들고 '좋아요'를 받고 싶어하는 백수호는 같은 반인 고민지가 오지 않자 머릿속이 반짝해집니다. 겨울방학 이후 거의 6개월만에 오는 학교를 결석할 일이라면 선생님은 고민지가 아파서 안 온건 아니라고 하지만, 뭔가 냄새가 난다는 백수호는 이 이야기를 본인의 깨깨오스토리와 백수호 방송에 올리고 싶어합니다.

굉장히 관심받고 싶어하고, 뭔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보이면서 주변의 시선을 끌고 싶어하는 요즘 아이들과 주인공의 성격이 굉장히 흡사한 듯합니다. 반 친구가 유행성 바이러스로 고민지가 안 오는거 아니냐고 묻자 선생님은 무 자르듯 딱 잘라서 절대 아니라고 합니다. 뭔가 수상하다고 느낀 백수호는 본인이 짝꿍이니까 연락을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친구가 학교에 안 오는데 모른 척하는 건 옳지 못하다는 말로 선생님을 설득해서 결국을 고민지의 전화번호를 알아냅니다.

도대체 백수호는 어떤 일들을 벌일지 상당히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고민지는 참 재미없게 사네."

어떻게 문자를 확인하지 않는 건지.

나는 거의 바로바로 확인한다.

갑자기 전화가 온다거나 화장실 가고 싶지만 않다면.

그런 나에 비하면 고민지는 대단한 아이다.

궁금증을 이렇게 잘 참다니.

- 의리의리 백수호 중에서

 

 

본인의 글에 담긴 댓글을 확인하고 댓글의 내용, 갯수까지 신경쓰는 백수호를 보면서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하는 점도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본인의 글에 남겨진 악플도 기분 나쁘지만 지우면 댓글 갯수가 더 줄어든다는 생각에 악플도 본인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하면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애써 뾰족한 마음을 눌렀다는 수호가 좀 안타까웠습니다.

짝꿍 고민지에게 계속 답장이 오지 않자 수호는 혹시 본인을 차단했나 생각하면서 도대체 왜 연락이 오지 않는지 의아해합니다. 다시 한번 문자를 보내지만 역시나 읽지 않은 상태를 보고, 수호는 선생님께 민지네 집 주소를 알려달라고 합니다. 선생님께서 절대 집에 찾아가지 말고 문자나 온라인으로 대화하라고 하자 굉장히 실망합니다. 고민지가 유행성 바이러스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의 오해를 풀어주려는 건데 왜 이렇게 어려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민지가 문자를 확인했지만, 역시나 답장은 오지 않습니다. 도대체 고민지에게는 어떤 사정이 있는지 정말 읽는 내내 저도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자신의 방송 욕심에 무리하게 민지의 사정과 상관없이 도움을 주고자 밀어 부치는 수호가 못마땅 하기도 했지만, 전혀 연락이 안되는 민지의 속사정이 뭔지 점점 궁금해졌습니다. 문자를 받지만 답장이 없자 수호는 혹시나 본인의 문자로 민지가 기분이 상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문자를 보냅니다. 잘 지내냐고 묻고 싶었다는 문자를 닫시 보내고 얼른 민지가 읽기를 바랍니다.

처음에는 본인의 흥미와 인터넷 방송을 위해 고민지에게 다가섰던 수호가 점점 어떻게 변하는지 정말 읽는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친구의 입장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친구의 아픔을 이해하려고 하면서 결국은 그 친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생각해내는 의리의리 '백수호'가 정말 멋집니다. 돕고 싶어하는 마음은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생각만 하는 사람과 달리 멋지게 나서서 도와줄줄 아는 '백수호'같은 친구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수호 착해서 그래.

사람들이 으리 수호래."

그건 또 무슨.

내가 모르는 내 닉네임이 있나?

- 의리의리 백수호 중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익숙한 스마트폰, SNS, 인터넷 방송, 댓글 등등 많은 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라서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같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일이라서 더욱 공감이 되고, 우리 아이들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라서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을 것같습니다. 의리라는 단어를 모르던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난후, 의리라는 단어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코로나 시대로 인해 더 단절되고 더욱 삭막해지는 요즘 읽으면 정말 마음 따뜻해지는 책이라서 초등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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