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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저는 이웃이에요 ㅣ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로시오 보니야 지음, 고영완 옮김 / 우리학교 / 2022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평범하고 작은 마을이 있었어요.
집들이 있고 가로등이 있고 나무가 있고......
서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웃들이 살고 있었어요.
- 똑똑, 저는 이웃이에요 중에서

다양한 동물들이 저마다 뭔가 바쁘게 하고 있는 표지가 어떤 이웃들일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책을 읽은 아이의 첫 감상평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이 본인의 잊고 있던 취미를 다시 일깨워줬다고 하면서 다시 즐거운 독서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듣고 한참이나 깔깔 거리면서 웃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그만큼 인상깊게 책을 읽었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얼마나 재미있었길래 다시 독서에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는지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이 책을 제가 읽고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작가의 다른 책도 꼭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뭔가 우리 주변에 있을만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친숙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너무나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글 내용이 술술 읽힌다는 점이었습니다. 누구나 갖기 쉬운 편견과 선입견을 자연스레 이야기 속에 풀어내면서 작가의 생각을 강요하기 보다는 스스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카밀라는 이웃과 대화할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앞집 남자는 꼬장꼬장해 보였거든요.
카밀라는 그가 시끄러운 아이들을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 똑똑, 저는 이웃이에요 중에서
카밀라라고 불리는 닭을 그린 삽화를 보고 왠지 제 모습이 보여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카밀라의 집은 밖으로 소음이 새어나올 정도로 굉장히 시끄러운 집입니다. 이웃들은 카밀라의 귀가 어두워서 그럴거라고 추측했지만, 사실은 카밀라의 집에는 열 명의 아이들이 있어서 굉장히 시끄러운 것이었습니다. 마르티네스는 변호사여서 굉장히 꼬장꼬장해 보였지만, 사실은 집에 오면 광대로 분장하고 저글링을 하는 취미를 갖고 있었습니다. 관객이 한 명도 없는 것을 너무나 아쉬워해서 매일 한숨을 쉬고는 했습니다. 펠리페는 얼마 전 이사 온 고양이를 너무나 무서워하는 생쥐였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영리해서 고양이 이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용으로 된 모형을 쓰고 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펠리페가 무서워했던 고양이는 채소와 과일만 먹는 채식주의자인 비건이었습니다. 고양이 로돌포는 카드 게임과 바느질, 텃밭 가꾸기를 좋아하고 부끄러움이 많아서 이웃에게 인사를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로돌포의 건너편에 사는 돼지 마틸다는 로봇을 고치고 놀라운 발명 하는걸 좋아해서 항상 자신의 인공 지능 로봇과만 이야기를 합니다. 옆집에 아무도 살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이야기 나눌 이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틸다 옆집에는 파퀴타 부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올빼미인 그 부인은 밤새 인터넷으로 뉴스를 읽고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창문 블라인드를 내렸던 것도 잊을 정도였습니다. 파퀴타네 근처 화분 위에는 페페라는 거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페페는 아무도 초인종을 누른 적이 없었고 본인 또한 모두가 거인인 자신을 무서워할 거라고 확신해서 집 밖을 나간 적이 없었습니다. 페페는 독서광이어서 본인이 읽은 책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서 독서 모임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제각각 편견과 오해를 하면서 각자 살아가는 7명의 인물들이 매력적인 이 책의 주인공들입니다. 서로 외롭기는 하지만 이웃과 전혀 소통하지 않고 살아가는 중에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
주인공들의 소개만 봐도 어떤 이야기일지 너무나 궁금해지는 그런 책입니다. 우리 주변에도 있을법한 그런 인물들이 어떤 계기로 인해 달라지는지 정말 책의 끝을 보기 전에는 상상이 안되는 그런 영화같은 이야기가 마치 애니메이션을 한편 본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이도 이 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도 너무나 좋을 것같다면서, 몇번을 계속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왜 아이가 처음에 자신의 잃어버린 취미를 다시 찾게 되었다는지 책을 읽은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또 아이가 주변 사람을 경계하기는 해야하지만, 그 사람들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는 나름의 감상평이 너무나 기특하기도 했습니다.^^

로돌포도 서로 대화하는 이웃들의 모습에 아주 놀랐어요.
그는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밀어 놓고 이웃집을 방문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 똑똑, 저는 이웃이에요 중에서
일단 마음을 열고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어떤 다양한 일들이 영화처럼 펼쳐졌는지, 읽는 내내 미소를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인물들이 원하는 방식의 삶을 살게 되고 기회를 얻는 결말이 너무나 이상적이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만족스럽고 행복해진 인물들이 너무나 좋아보였습니다.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상당히 강한 저희 아이도 이 책의 마무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본인도 용기를 내서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이웃들에게 먼저 인사해 본다고 합니다. 혼자서 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도 읽으면 상당히 재미있고 빠져드는 이야기여서 좋을 것같고,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보면 멋진 삽화와 함께 즐거운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 재미있는 독서가 될 것같습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