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김구 우리 반 시리즈 15
김두를빛 지음, 홍연시 그림 / 리틀씨앤톡 / 202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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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암살당했다!

나이 열아홉에 황해도 동학농민운동을 이끄는 접주가 된 이후,

조선의 독립과 남북통일을 위해 일평생을 싸워 왔던 나의 생이 이렇게 끝나 버렸다.

- 우리 반 김구 중에서

 

 

요즘 아이들에게 독립군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을까 싶습니다. 본격적으로 역사를 접하게 되는 시기가 아니라면 독립투사라는 단어가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질 것같습니다. 딱딱한 위인전으로 우리 위인들의 업적을 글자로만 아는 것보다는 조금 더 생생한 역사 공부가 되었으면 하는게 평소게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이었습니다. 역사 유적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고, 역사에 관한 책, 영상도 훌륭한 참고 자료가 될 것같습니다. 점차 잊혀져가는 위인들의 업적을 우리 아이들이 흥미를 많이 가질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우리 반 시리즈는 정말 요즘 아이들의 취향을 저격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딱딱하고 어려운 위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시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나는 발상이 너무나 기발하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인 것같습니다. 기존에 이미 다른 우리 반 시리즈를 접한 아이는 이 구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어떤 인물로 태어날지 정말 궁금하다면서 기대감에 찬 얼굴로 책을 읽었습니다.^^

 

 

 

나는 아래를 내려다봤다.

장난감처럼 늘엉선 자동차들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작게 보였다.

아찔한 높이였다.

창문 쪽으로 기우뚱 몸이 쏠리는 것 같아서 얼른 거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람들이 참 높은 곳에 사는구나.

- 우리 반 김구 중에서

 

 

 

일본이 60만 원이라는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고, 방대한 군경을 동원하여 뒤쫓아도 끝까지 살아남았던 김구 선생님께서 조국이 독립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대낮에 암살 당하는 장면을 읽을 때는 정말 눈 앞에서 그 모습을 본 듯한 느낌이어서 움찔했습니다. 암살 당하고도 자신이 죽었는지 실감 나지 않아서 계속 확인하는 김구 선생님의 마음이 왠지 너무나 가슴 아프게 느껴졌습니다. 가슴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올라 제대로 숨도 쉴 수 없었다는 김구 선생님의 독백, 도대체 누가 본인을 암살한건지 알기 전까지는 절대 저승으로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의 현실도 걱정되었다는 글 내용이 정말 계속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이 났습니다. 김구 선생님이 암살 당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단 한번도 그 죽임을 당한 김구 선생님이 얼마나 독립을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해 애쓰고 이제는 조국의 독립도 이루었는데 죽을 수 밖에 없어서 원통했을지 생각해 본적이 없는 것같습니다. 도저히 저승으로 떠날 수 없다고 하면서 본인이 죽었던 시대로는 갈 수 없지만 본인의 조국의 미래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목숨보다 사랑한 조국의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김구 선생님은 머춘 심장이 다시 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김창수라는 열 두 살 아이로 다시 돌아온 김구 선생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너무나 궁금해서 정말 뒷장을 먼저 보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순서대로 읽어야 더욱 감동이 오래 간다는걸 이미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꾹 참고 차례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창수는 학교 가기를 거부하는 서림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김구 선생님이 동학에 들어가면서 바꿨던 이름과 같다고 하는 김창수는 공책 마지막 장에 '죽고싶다'라는 글을 써 놓았습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머리는 한 대 얻어맞은 것같다고 김구 선생님은 생각합니다. 얼마나 힘들길래 열 두 살아이가 공책에 이렇게 써놓았는지 읽으면서 저도 가슴이 두근두근했습니다. 좋은 집에서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아이가 어떤게 부족해서 그렇게 무서운 생각을 했는지 저도 빨리 알아보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무슨 일로 등교 거부를 했던 건지 궁금했ㄲ던 김구 선생님은 학교에 가게 됩니다. 오랜 만에 갔지만 아무도 아는 척조차 해주지 않고 교실에서 어떤 두 녀석이 친구를 놀리고 욕지거리를 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놀림을 받는 아이조차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김구 선생님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또 과연 우리의 김창수는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게 될지, 김구 선생님은 모든 궁금증과 억울함을 풀고 편안하게 저승길로 떠날 수 있을지 너무나 흥미진진한 책이어서 읽는 내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정독했습니다. 아이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서 연신 책장을 빠른 속도로 넘기면서 책에 빠져드는 모습이였습니다.

 

 

 

 

 

 

방송에 나온 뒤, 나와 상휘는 아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달리기 대회에 나간다고 떠든 건 예찬이와 현우였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린 건 우리였기 때문이었다.

예선전이 끝난 며칠 뒤에는 방송국 사람들이 우리를 만나러 학교에 찾아오기도 했다.

아이들이 신기한 듯 주변으로 몰려 들었다.

- 우리 반 김구 중에서

 

 

글밥이 제법 있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단숨에 읽을 정도의 흡입력이 이 책의 정말 큰 매력인 것같습니다. 뭔가 억지스럽지 않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점 또한 정말 좋았습니다. 다시 한번 김구 선생님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더불어 우리의 독립 투사들, 독립된 나라에서 살고 있지만 힘들게 치열하게 적응하면서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까지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딱딱하고 어려운 역사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일이고, 거기에 역사적인 사건도 함께 알 수 있는 일석이조의 책이어서 초등학교 고학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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