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해결사 콧구멍 11호 - 귀뚜라미 방송 사고
박현숙 지음, 김기린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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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골목 끝자락에 도착했을 때 검은 대문집이 버티고 있었어요.

담장과 대문이 하늘을 찌를 듯 높았어요.

형돈이가 말했던 바로 그 집이에요.

재수는 대문에 달린 초인종을 정확하게 다섯 번 눌렀어요.

그러자 대문이 덜커덕 열렸어요.

-고민해결사 콧구멍 11호 중에서

 

 

 

 

 

'고민 해결사'라는 단어가 이목을 끄는 콧구멍11호입니다. 현실에서 생기는 수많은 고민들을 척척 해결해주는 해결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면서 보게 되는 책입니다. 마냥 즐겁고 해맑고 깊은 생각이 많이 필요없는 유아기를 지나면서 취학연령이 되고 또 그만큼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 초등학교 부터는 정말 다양하고 어렵기만 한 고민들이 시작이 됩니다. 뾰족한 수가 없고, 또 누군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고민을 해결해주지 않는 현실에 부딪치게 되면서 한층 더 우리 아이들은 성장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면서 수많은 감정들을 경험하고 배워가는 것같습니다. 소소하게는 친구들의 관계, 학교생활, 부모와의 갈등 등등 명쾌하게 해결되는 고민들이 쌓여가면서 우리 아이들도 점차 힘들어하는 듯합니다. 저희 큰아이만 해도 정말 유쾌하고 단순하고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다가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겪게 되는 교우관계, 학업문제 등에 갈등하는 모습이 때로는 안쓰러워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부모니까 무조건적으로 나서서 깨끗하게 고민을 해결해 주고도 싶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스스로 치열하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딱 떨어지는 해결책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조금의 실마리라도 풀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른인 저조차도 고민이 생길 때 빨리 해결하고 싶고 어떻게든 회피하고 싶기도 하고, 아예 고민이 될 만한 갈등 요소를 만들고 싶지 않을 때도 정말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민이 모두다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잘 해나가려는 노력이기도 하고, 또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에 어떤 고민이든 피하기 보다는 맞서서 현명하게나마 헤쳐 나가려고 노력중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앞으로 하게 될 무수한 고민들을 너무 심각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슬기롭게 헤쳐 나가길 정말 절실하게 바라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뭔가 굉장히 자신만만해 보이는 보기만 해도 척척 모든 고민을 싹 다 해결해 줄 것만 같은 표지의 콧구멍11호가 어떤 식으로 우리 친구들의 고민을 해결해줄지 정말 기대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흠흠흠."

재수 고민을 다 듣고 난 콧구멍 11호는 다시 콧구멍을 쑤시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한쪽 손에 들고 있던 먹단만 막대 사탕으로 책상을 두드리기도 했어요.

"복잡하죠?"

 - 고민해결사 콧구멍 11호 중에서

 

 

뭔가 굉장히 심각한 분위기의 주인공 재수가 콧구멍 11호를 찾아가면서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 친구 형돈이의 고민을 정말 말끔하게 해결해 준 콧구멍 11호를 만나기 위해서 초인종을 정확하게 다섯 번 누르고 엄청 떨리는 마음으로 콧구멍11호를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이 상황이 마치 만화처럼 머릿속에 상상이 갔습니다. 얼마나 고민이 되었으면 이렇게 긴장하면서 낯선 사람을 찾아갈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얼마나 심각하고 힘든 고민일지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앞부분의 작가님께서 절대 뒤편을 먼저 찾아보지 말라는 당부가 왜 적혀 있는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숨을 깊게 들이 쉬면서 콧구멍 11호를 만나게 되는데, 머리부터 턱 끝까지 복면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우주인이라는 표현을 읽고 그야말로 빵 터지게 웃었습니다. 이미 표지에 있는 모습을 알고 있었음에도 왠지 생생하게 생각이 나서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콧구멍이 아주 클 거라는 걸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저렇게 클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표현에 도대체 어느정도 일까 절로 상상이 되었습니다. 눈은 작은데 굉장히 새까맣고 코는 뾰족하고 입은 유독 튀어 나와 있어서 콧구멍을 쑤실 때마다 입도 씰룩 거린다는 표현에 우리가 생각하는 영웅상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외모로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영웅이나 고민을 해결해주는 해결사의 모습과는 정말 거리가 멀다는 생각에 오히려 얼마나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을지 더욱 기대하게 하는 콧구멍 11호 였습니다.

재수의 고민을 듣던 콧구멍 11호는 별로 심각한 고민이 아니라는 듯한 가벼운 말투로 재수에게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가지 미션을 주게 됩니다. 그 미션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이라서 과연 우리 주인공 재수가 해낼 수 있을지 정말 뒷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해서 한번에 다 읽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약간의 추리도 있고 과연 이 미션들을 해결하면 진짜 고민이 해결이 될지도 궁금하고, 또한 기발한 해결책이 어떤걸지, 최종적으로는 과연 이 어려운 고민이 해결될지도 너무나 궁금해졌습니다. 정말 본인이 장담한 것처럼 깔끔하고 간단하게(?) 재수의 고민을 해결한걸 보고 피식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뭔가 왠지 조마조마하기도 하고 또 마치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흔한 주인공의 고민이어서 오히려 더욱 몰입하게 하는 책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했습니다. 심각한 고민이 아니어서 더욱 가볍게 보기 좋았고, 물론 주인공에게는 정말 일생일대의 고민이었지만 누구나 한번 쯤 겪을 수도 있는 공감되는 소재여서 더욱 좋았습니다. 삽화에 나오는 콧구멍 11호도 계속 보게되는 매력이 왠지 느껴지는 듯했고, 명쾌한 답변을 보고 왠지 우스꽝스럽던 그 모습이 페이크가 아닐지, 엄청 대단한 재능을 숨기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재수의 고민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 추측해볼 수 있는 정말 유쾌한 책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곱 시, 재수는 다시 콧구멍 11호의 집을 찾아갔어요.

콧구멍 11호에게 줄 것을 대문 앞에 놓고 초인종 열 번을 눌렀어요.

초인종을 눌러도 대문은 열리지 않았어요.

- 고민해결사 콧구멍 11호 중에서 

 

 

요즘에 아이들의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건 정말 아이들 책 수준이 정말 어른들의 책 못지 않다는 생각을 정말 여러번 하게 됩니다. 다양한 책의 종류, 책 구성, 소재 등등이 정말 너무나 다양하기도 하지만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들도 많아서 어떤 어설픈 충고나 조언 보다는 이런 책들을 읽게 하는게 제일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 또한 어떻게 보면 무거울 수 있는 고민이라는 부분을 유쾌하고 또한 진지하게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정말 좋았습니다. 공감되는 이야기와 더불어 술술 읽히는 매력이 넘치는 책이라서, 책을 잘 읽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같습니다.^^ 우리가 골치 아프게 고민하는 문제들을 우리의 매력적인 해결사 콧구멍 11호가 해결해 주길 바라면서 고민 많은 초등학생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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