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사노 요코 지음, 이영미 옮김 / 어린이나무생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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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 하나님은 모집 광고를 붙였습니다.

-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중에서

 

 

 덩치가 크고 빨간 코에 덥수룩한 수염이 있는 할아버지가 우리가 생각하는 익숙한 산타클로스의 모습입니다. 아이가 이 책을 보자마자 할머니가 어떻게 산타클로스가 될 수 있느냐며 의아해했습니다. 당연히 될 수 있다고는 말해줬지만, 여태까지 단한번도 할머니 산타는 본 적이 없는 것같습니다. 새삼 놀라웠고 왜 모든 산타는 할아버지나 남자였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요즘 어릴때부터 남녀의 편견을 없애주고자 책도 그렇고 장난감도 그렇구 성별의 구분을 없애는 것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독 이 책 제목이 어색한건 아직 선입견이 없어지지 않은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이 책은 크리스마스이브, 산타클로스를 모집하는 광고를 보고 예전에 프로레슬링 선수, 회사의 사장, 오페라 가수, 버스 운전기사, 백수, 생선 가게 주인, 할머니가 모이면서 시작됩니다. 모두들 할머니를 보고 큰 소리로 비웃습니다. 거기에 하나님 마저도 할머니를 보고 깜짝 놀랍니다. 깜짝 놀란 하나님에게 할머니는 당당하게 남자만 산타클로스가 되란 법은 없지 않냐고 반문하면서 하나님께서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고 하지 않았냐고 현명한 대답을 합니다.

 

 

 

 

 

하나님의 정원에는 썰매를 맨 순록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그중에서 가장 멋진 뿔을 가진 순록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베테랑 산타클로스가 말했습니다.

" 그 녀석은 성질이 고약해서 산타클로스를 내동댕이쳐요."

-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중에서

 

  하나님은 산타클로스가 얼마나 힘든지 말하면서 할머니를 설득하기 시작합니다. 1년 동안의 일을 하룻밤에 해야 하고, 또 아이들 하나하나가 뭘 원하는지도 훤히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남자 산타클로스도 멍청한 사람이 있다고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당당하게 말합니다. 그러면서 보자기를 풀고, 눈 깜짝할 사이에 산타클로스 옷을 차려입습니다. 할머니의 굳은 의지와 원하고자 하는 바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도 정말 멋있었습니다. 왠지 약하지만 항상 인자하고 배려해주면서 양보해주는 할머니의 일반적인 이미지를 깬 듯한 이미지여서 더욱 좋았습니다. 남자 못지 않게 힘든 일도 굳은 일도 잘 해낼 수 있다고 직접 하나님을 설득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였습니다.

 순록을 고르는 과정에서도 할머니가 고른 순록은 성질이 고약하다고 설득하는 베테랑 산타클로스의 말에도 끄덕없이 이왕이면 제일 멋진 순록이 좋다는 할머니의 말이 너무 매력적으로 들렸습니다. 드디어 썰매를 출발하게 될 때도 맨 앞에서 내달리는 할머니의 모습이 정말 쿨해보여서 좋았습니다. 마을에 도착해서도 부지런히 한 집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선물을 배달하고, 자기는 타고난 산타클로스라며 베테랑 산타클로스에게도 자신있게 말합니다. 읽는 내내 시원시원한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이를 보고 버스가 아니라 파란 기차를 갖고 싶어한다는 것까지 신가하게 다 알아 맞춥니다.

 마을 변두리에 외딴집 한 채에서 할머니는 창가에서 여자아이를 보고 이제야 만나러 왔다면서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할머니의 애잔하고 애틋한 마음이 느껴지는 듯해서 굉장히 뭉클했습니다. 할머니가 왜 그렇게 남들의 비웃음을 사면서도 산타클로스가 되려고 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새로운 선물대신 창고에서 가져온 망가진 인형을 정성스레 고치는 할머니를 보고 왠지 우리 할머니의 모습을 보는듯 감동적이었습니다.

 

 

 

 

 

 

정말 산타클로스는 뭐든 다 아시나 봐.

내가 어젯밤에 기도했거든.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중에서

 

할머니는 아이의 소원이 할머니 인형을 꼭 달라는 것임을 진작에 알고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기위해 그렇게 산타클로스가 된 것이라는 설정 정말 멋졌습니다. 아이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산타클로스가 되어 비록 만나지는 못해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을 주고 간다는 설정이 정말 감동적이기도 했습니다. 누구나 만나고 싶지만 더이상 헤어져서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깐이나마 그 사람이 내 곁에는 없지만, 여전히 나를 생각하고 지켜보고 나를 기억하면서 생각해준다면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고 혼자라는 외로움마저 없어질 것같습니다. 표지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동화라고 되어 있는데 정말 부모와 같이 읽으면 감동이 배가 되는 책인 것같습니다.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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