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쟁 - 토마토 파이터 VS 엔젤드래곤, 무역 전쟁 작은 씨앗 큰 나눔
조경희 지음, 이은주 그림 / 엠앤키즈(M&Kids)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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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반쯤 감긴 눈으로 거울을 봤다.

수증기가 낀 것처럼 앞이 뿌옇게 보였다.

손바닥으로 거울을 쓱쓱 문질러 닦았다.

그런데 갓 구워 낸 카스텔라처럼 푹신푹신하고 촉촉하던 손등 대신

야구글러브를 낀 것 같은 크고 못생긴 손이 보였다.

 

- 무역전쟁 토마토 파이터 VS 엔젤드래곤 중에서

 

 

 

 

 

 기발한 제목과 흰색 드래곤의 모습이 그려진 앞 표지만으로도 눈길을 확 끄는 책입니다. 엔젤드래곤과 어떻게 토마토 파이터가 대결을 하는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입니다. 굵은 제목처럼 '무역전쟁'이라는 것이 큰 키워드로, 무역이 뭔지조차 모르던 아이가 정말 쉽게 이해하면서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초등학생인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사회라는 과목을 배우고 여러가지 문화, 경제, 지리 등등을 배우지만 매번 아이는 그 개념이나 단어 자체가 너무 낯설고 어렵고 재미없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에 사회과목이 어렵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서인지 아이의 말에 완전히 공감이 되지는 않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개념은 아니지만 많이 듣지 못한 생소한 단어만으로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과목으로 배우는 사회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말 배경지식, 사전지식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요즘 부쩍 느낍니다. 교과서에는 쭉 나열하듯 대부분 설명만 나와있고, 구체적으로 깊이 알기는 어려운 내용들이라 좀 더 개별적으로 관련 지식들을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하는 경제활동을 단순히 우리나라에서만 하는 생산과 소비가 아니라, 글로벌화 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여러가지를 사고파는 활동으로 확대되는 개념인 '무역'을 정말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소개한 책이라서 정말 좋았습니다. 아이에게 뜬 구름 같은 무역이란 단어를 확실하게 인식시켜준 듯해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아이가 읽으면서 사회 관련 이야기인데 재미있다고 의아해하면서, 정독하는 모습을 보고 사회를 교과목으로 알기 전에 이런 책으로 먼저 접근했으면 훨씬 효과적으로 사회과목을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빠의 말에 나는 뒤로가기 버튼을 누른 듯이 닭꼬치 협상을 떠올려 보았다.

닭꼬치 협상에서는 팔려는 사람,

그러니까 은강이의 만화책을 가지고 두 사람이 서로 경쟁을 벌였다.

물건을 팔려는 측에서 경쟁하듯이 가격을 낮추는 것도 치킨 게임이지만

사려는 측에서 가격을 경쟁하듯이 계속 높이는 것도

치킨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같았다.

- 무역전쟁 토마토 파이터 VS 엔젤드래곤 중에서

 

 

 주인공인 초등학교 4학년 한결이는 밤에 화장실에 갔다가 거울로 보이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그만 놀라게 됩니다. 아빠와 자기의 몸이 바뀌었다는 사실에 평생 이렇게 똥배가 나온 아저씨로 살면 어떻게 하냐면서 절규하는데 정말 깔깔거리면서 읽었습니다. 몸이 바뀐 상황도 웃기지만 그 상황에 보이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 실감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아이의 눈에 보이는 아빠의 모습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익살스럽기도 하고 현실적이어서 더욱 책 내용이 궁금해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잠이 들기 전까지 도플갱어가 등장하는 만화책에 푹 빠져 있었던게 생각이 납니다. 사회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목소리조차 전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은강이가 읽고 있는 만화책에 온 마음을 사로잡혔던 기억이 납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전쟁은 칼과 무기로만 하는 것이 아니고,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지금 세계는 무역 전쟁이 한창이라고 설명해줍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무역 전쟁중이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불똥이 세계 여러 나라로 튀어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많은 나라들이 휘말려 있다는 선생님의 열정적인 설명조차 전혀 들리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은강이의 도플갱어 만화책을 먼저 읽기 위해 형진이와 닭꼬치를 은강이에게 더 많이 사주기로 서로 실랑이 하면서 결국은 빌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형진이와 했던 실랑이가 치킨 게임이라는 것을 아빠의 설명을 통해 알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생소하고 어려운 개념이라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치킨 게임, 무역이란 단어를 한꺼번에 아이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자연스레 설명 되어 있어서 이해하기가 정말 수월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수입','수출','경상수지','흑자','적자' 등등의 용어들이 정말 쉽게 예를 들어서 설명되어 있어서 개인적으로 더욱 좋았습니다. 다양한 용어들이 나와서 '아이에게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되기도 했지만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어떨 때 사용하는 건지는 아이도 조금은 '감'을 잡은 듯했습니다. 아이도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뭔가 새로운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어렵긴 했지만, 엔젤드래곤이라는 게임도 나오고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어서 잘 설명은 못해도 대충 어떤건지는 알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초등학생 아이가 처음 책을 읽고 100프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건 분명하지만, 그래도 반복적으로 읽으면 자연스레 무역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떤 경로로 이루어지고 어떤 용어들이 쓰이는지 알게 될 것같습니다.

 

 

 

 

 

나는 인터넷 검색창에 '바이어'라는 단어를 검색했다.

그랬더니 '다른 나라의 물건을 사는 장사꾼'이라고 풀이되어 있었다.

내친김에 '발굴'이라는 단어도 검색해 보았다.

발굴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거나 묻혀 있는 것을 찾아서 파냄'이라고 풀이되어 있었다.

- 무역전쟁 토마토 파이터 VS 엔젤드래곤 중에서

 

 

 아빠의 회사에서 다양하게 벌어지는 일들을 겪으면서 한결이는 여러가지를 배우게 됩니다.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전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몰래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하면서 꽤나 진지하게 회사 생활에 임하게 됩니다. 아빠의 상세한 설명덕에 무역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면서 생각보다 무역이 간단한 것같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간단하지가 않고 무역 거래가 완료되기까지 밤하늘의 별만큼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또한 한결이가 '대행'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과정도 설명 되어 있는데, 흥미진진한 실감나는 스토리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정말 생소한 개념을 실제 경험과 그것도 아이가 충분히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로 설명이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용어만 설명이 되어있다면, 기억하기도 쉽지 않고 너무 어려운 단어는 쉽게 잊어버릴 수도 있을 것같다는 실사례가 같이 있어서 저조차도 어렴풋이 알았던 용어들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글밥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나오는 내용들이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닌 책인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정말 생소한 무역, 사회 관련 단어들이 정말 알기쉽게 잘 설명되어 있어서 앞으로 사회를 좀 더 깊게 배우게 될 초등학생 고학년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재미없는 사회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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