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 싫은 건 안 먹을래 나도 이제 초등학생 14
김영주 지음, 홍지연 그림 / 리틀씨앤톡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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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승헌이는 점심시간이 무서워요.

혹시 오늘 급식에 방울토마토가 나올까 봐 걱정이 되었거든요.

물론 처음부터 방울토마토를 못 먹었던 건 아니에요.

- 먹기 싫은 건 안 먹을래 중에서




 앞 표지와 제목만으로도 어떤 상황인지 충분히 상상이 되는 책입니다. 아이의 표정과 식판의 음식들이 모든걸 대변하는 듯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염려되고 아이와 많이 다투게 되는 상황이 식사할 때인 것같습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아이의 먹거리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또 '골구루'먹여야 된다는 일종의 압박감마저 있어서 아이에게 되도록 '영양가 있고 성장에 도움이 될만한'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들도 많이 시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아이의 호불호가 정해지면서 때아닌 엄마와 아이의 실갱이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다른건 양보해도 아이의 편식만은 어떻게든 고쳐주고 싶은게 엄마의 솔직한 심정인 것같습니다. 저 또한 그런 경험이 있어서 예전 추억들도 생각나고, 또한 아직까지도 싫어하는 음식에는 젓가락조차 대지 않으려는 아이를 위해 책에는 어떤 좋은 방법이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방울토마토를 너무나 싫어하는 승헌이가 주인공입니다. 첫 페이지부터 학교 가기 싫다는 아이의 그림이 너무나 생생해서 마치 눈앞에서 그런 광경을 보는 듯했습니다. 엄마의 난감한 표정도 어디선가 본듯하고, 학교 정문에서 등교시간이 아슬아슬한데도 교문을 넘지 못하는 승헌이를 슈퍼맨 옷을 입은 교장선생님이 번쩍 들고 가는 그림도 너무나 익살스러워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아직 미취학인 아이도 삽화를 보고 너무 귀엽다고 깔깔거리고 웃었습니다. 아이의 심정과 엄마의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심정, 또한 승헌이를 도와주는 교장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들이 느껴져서 한층 책에 더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친구들 앞에서 두 번이나 방울토마토를 뱉은 승헌이는

급식 시간이 싫어졌고 급식 시간만 되면 배가 너무 아팠어요.

그러다 보니 이제는 학교마저 가기 싫어졌어요.

- 먹기 싫은 건 안 먹을래 중에서


 방울토마토를 끔찍하게 싫어해서 급식 시간이 두려워진 승헌이가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원래는 맛있게 먹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먹었던 방울토마토인데, 급식 시간에 대추 방울토마토를 먹다가 목에 걸려서 숨을 못쉬고 캑캑 거리다가 선생님의 도움으로 토해 내개 된 승헌이를 반 아이들이 보게됩니다. 그로인해 비위가 상해 밥을 못 먹고 고개를 돌리는 친구들을 본 승헌이의 사정이 너무나 딱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후 방울토마토를 보기만 해도 숨이 막혔던 기억이 떠올라서 더이상 못 먹게 되었습니다. 용기 내서 먹어 보려 한 적도 있었지만,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비린 맛이 입안에 가득 퍼져서 결국은 삼키지 못하고 뱉고 말게 됩니다. 그렇게 점점 안 좋은 기억들이 많아지면서 급식 시간마저 싫어지게 되고, 배까지 아프고 학교도 가기 싫어지는 상황이 됩니다. 아직 어린 승헌이가 맛있게 먹어야 할 급식이 이제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그로인해 학교까지도 가기 싫어지고, 친구들의 시선마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마치 현실에서 벌어진 듯해서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맛있는 돈가스가 급식 메뉴여서 기대가 된다는 친구 하준이의 말에 먹으러 학교에 오냐며 불퉁스레 내뱉은 말에 친구의 기분까지 상하게 한 승헌이는 후회하게 됩니다. 다시 급식 시간이 되고 배가 아프다고 했지만 보건 선생님은 배가 아픈게 아니라, 배가 고픈거라고 하면서 다시 교실로 돌려보냅니다. 어쩔수없이 급식을 먹지만, 막상 먹어보니 마치 숟가락이 춤을 추는 것처럼 신나게 식판과 입을 오가며 정말 맛있게 밥을 먹게 됩니다. 식판을 싹싹 긁어서 먹던 승헌이는 항상 싱글벙글 웃던 지연이가 울듯한 표정으로 한 숟가락도 먹지 않은걸 발견하게 됩니다. 오이무침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지연이를 보고 승헌이는 친구들 몰래 대신 먹어줍니다. 지연이의 오이무침을 한 번에 다 털어넣어서 입안이 몹시 짰지만, 마음은 초콜릿을 삼킨 듯 달콤했다는 책 속의 표현이 너무나 생동감 있고, 그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한 듯해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책 속에 나오는 아이들의 마음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어서 이 책이 더욱 좋았습니다. 자신도 방울토마토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는 승헌이가 친구의 힘든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까지 해주는 모습이 너무나 멋져보였습니다. 자신도 그런 어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친구를 잘 이해하고, 말없이 어려움을 공감해주는 모습이 정말 의젓하고 성숙한 모습이어서 우리 아이도 이런 주인공을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말 슈퍼맨처럼 교장 선생님이 뿅 하고 나타나셨어요.

교장 선생님은 승헌이의 가방을 주워 주며 말씀하셨어요.

"슈퍼맨이 도울 일이 있다면 도와야지.

자,가자! 보라 아지트로!"

- 먹기 싫은 건 안 먹을래 중에서

승헌이와 지연이는 급식실 비밀 짝궁이 됩니다. 승헌이를 위해 방울토마토를 몰래 먹어주려던 지연이는 교장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고, 결국 방울토마토를 떨어뜨리게 됩니다. 교장선생님이 우리를 도와주려고 일부러 모른척 해준게 아닐까 생각하던 두 아이에게 교장 선생님이 나타나고,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줍니다. 이렇게 세심하고 배려심 깊은 교장선생님이 우리 아이 학교에도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니면 나라도 우리 아이에게 이런 따뜻하고 어떤 고민이든 같이 공감해주고, 같이 해결하고자 노력해주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생각도 했습니다. 교장선생님과 고민을 의논하던 두 아이에게 교장선생님은 담임선생님께도 고민을 말해보고, 같이 해결책을 찾아보는건 어떠냐고 말합니다. 둘은 용기를 내어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선생님도 좋은 해결 방안을 같이 고민해봅니다. 이 책은 미취학인 유아나 급식을 막 시작한 저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정말 공감하고, 본인의 급식 시간에 힘들었던 점들을 떠올려 보면서 그럴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인 것같습니다. 저학년이 읽기 좋은 글자 크기에 생생한 삽화까지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같습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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