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새 미래의 고전 62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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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 눈나라는 4차원의 별이고 지구는 3차원의 별이다.

3차원 별들의 숫자와 우리 4차원 별들의 숫자는 같고,

모든 별들은 서로 다른 차원에 짝이 있다.

우리 눈나라와 짝이 되는 3차원 별은 지구라는 별이다.

우리 눈나라 근처에서 떠도는 꽃별의 짝은 토성이라는 별이지."

- 눈새 중에서




 앞 표지만으로도 뭔가 아련한 듯한 감성적인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눈새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해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고전에는 반드시 많이 읽히는 이유가 있다고 평소에 생각합니다. 7080 가요가 얼마전에도 한참 유행했었고, 올드팝은 아직까지도 많이 사랑을 받고, 시대가 아무리 지나도 좋은 작품은 항상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는 것같습니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바뀌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천천히 멈춰서서 속도를 조절하고 다시한번 힘내서 갈 수 있는, 휴식을 취하면서 읽으면 굉장히 좋을 만한 책인 것같습니다. 제법 글밥이 많고 내용도 한번에 쑥 훑어서 읽을 수 있는 쉽고 가벼운 흥미 위주의 책은 아니지만, 다 읽고 났을 때 가슴이 먹먹하고 뭔가 여운이 오래가는 듯한 책인것은 확실한 듯합니다. 판타지나 모험, 추리, 과학에 관한 이야기를 약간은 편식하듯 좋아하고 읽는 아이에게 굉장히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조금 염려가 되었던게 생각보다 글밥이 있고, 또 조금은 어려운 듯한 이야기라 아이가 완독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아이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제법 진지하게 책에 빠져 들면서 며칠에 걸쳐 완독해내는 모습이었습니다. 평소 읽던 책들과는 조금 달라서 읽는 속도가 안났다는 아이는 굉장히 슬프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다고 감상평을 했습니다. 





바닷가 모래밭을 맨발로 달릴 때에도,

숲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물에 종이배를 띄우면서 아이들과 함께 뛰놀 때에도,

꽃처럼 피어나는 바알간 등불 아래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도

지구로 가게 될 날이 며칠 남았는지 손가락을 꼽고 또 꼽았다.

아련하게 들려오는 물결 소리는 내게 끊임없이

'지구로! 꿈이 무엇인지 알려면 지구로 가야 해!'라고 속삭이곤 했다.

- 눈새 중에서


 우리에게는 낯선 4차원인 눈나라 왕자인 열두 살 눈새는 항상 꿈이 도대체 무엇인지 지구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지구인들은 살아가는지 너무나 궁금해 합니다. 모든 것들이 이상적이어서 슬퍼하는 사람, 화내는 사람, 괴로운사람이 없는 눈나라에 사는 눈새는 할머니가 해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구에 대해 점차 호기심을 키워갑니다. 무슨 일을 하든 도대체 지구라는 곳은 어떻게 생겼는지, 지구인들만이 갖고 있다는 꿈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증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꿈에대해 알아보고 싶었던 눈새는 할머니를 설득하면서까지 지구를 돌아보기로 결심합니다. 거칠고 무서운 지구인들도 많고 욕심이나 미움 때문에 서로 때리고 해치기도 한다는 할머니의 만류에도 눈새는 지구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합니다. 지구에 가서 아무리 슬픈 일을 겪더라도 울지 말아야 한다는 할머니와 굳은 약속을 하고 지구로 오게 됩니다. 눈나라 사람들의 심장은 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뜨거운 눈물에 녹아서 더이상은 4차원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설명을 듣고 절대로 울지 않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너무나 자세한 묘사와 상황 설명이 마치 눈앞에서 그런 상황들이 펼쳐지는 것처럼 상상을 할 수 있어서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같습니다.


 지구에 온 눈새는 들판에서 할머니를 만나고,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또 다른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어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기도 합니다. 지구로 떠나오기 전에 눈나라에서 할머니께서 언젠가 눈나라에 왔던 한 사람이 '꿈꿀 필요가 없는 낙원에서 살기보다는 괴롭고 슬프더라도 꿈꿀 수 있는 지구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 말이 눈새를 지구로 여행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꿈을 찾으려고 부푼 마음을 갖고 있던 눈새는 많은 슬품과 두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정말 약했던 눈새는 자신이 떠나온 눈나라를 점점 그리워하게 됩니다. 눈나라로 돌아가고 싶다는 꿈이 생긴 눈새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그마저도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어 버립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관계를 만들고,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되고 또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되면서 눈새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됩니다. 처음에는 왜 낙원같은 눈나라를 떠나서 힘든 일이 많고, 괴롭고 슬픈 일을 겪을 수도 있는 지구로 모험을 떠나려고 하는지 눈새를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책을 읽으면서 눈새를 지구로 이끈 '꿈'이라는 단어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내 스스로의 꿈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벌떡 일어났다.

할머니가 눈나라에서 나를 부르고 계시다.

할머니한테 돌아가야 한다.

나는 휘청거리며 바깥으로 나왔다.

바람이 칼날 같았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바닷가 쪽에서 파도 소리가 할머니 목소리를 실어 나르고 있었다.

- 눈새 중에서


 눈새의 꿈을 찾기 위한 지구로의 여행이 정말 한편의 영화처럼 눈앞에 지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눈새가 만난 다양한 사람들, 눈새의 눈물겨운 여정들이 정말 책을 읽고 난 지금까지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것같습니다. 읽고 바로바로 재미가 있고, 지식을 주는 그럼 책은 아니지만 읽으면서 다시한번 앞에 있었던 내용을 찾아보게 되고, 다시한번 눈새의 입장을 생각해보면서 천천히 읽게 되는 책인 것같습니다. 한번 읽으면 도저히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먹먹한 감동이 계속 밀려오는 정말 훌륭한 고전인 것같습니다. 만화나 흥미위주의 사건이나 내용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그토록 눈새가 찾고 싶어했던 '꿈'은 도대체 무엇인지, 과연 눈새는 원하던 답을 찾았는지, 눈새는 4차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궁금해 하면서 읽는다면 정말 많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책인 것같습니다. 또한 우리의 꿈은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깊은 고민에 빠지게도 하는 책이였습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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