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레이싱 그루터기
윤주성 지음, 김미선 그림 / 주니어단디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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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은 이게 문제였다.

집에서는 먹을 것이 마땅치 않았다.

기껏해야 라면이나 편의점 도시락이 전부였다.

오늘은 마침 용돈도 다 떨어진 터라 라면이 없으면 쫄쫄 굶어야 할 처지였다.

- 스카이 레이싱 중에서





 책 속의 배경이 되는 2030년의 대한민국은 드론 공화국입니다. 도심에는 운반용 무인 드론이 다니고 공원에서는 조종용 드론도 볼 수 있고, 단속용 무인 드론등 정말 많은 드론들이 생겨나면서 많은 직업들이 생겨나고 없어졌으며 환경 또한 굉장히 달라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이 바로 드론 레이서라고 합니다. 드론 레이싱은 사람이 직접 조종해 빠르게 결승점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라서 장애물이 가득한 트랙을 거침없이 비행하는 드론을 보며 사람들은 쾌감을 느낀다고 책에서는 설명합니다.


 현재 드론이 어느정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책과 같은 활용도는 굉장히 적습니다. 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정말 가능할 것같은 배경 속에서 학교 최고 인싸 드론 조종사 지노와, 학교에서는 존재감 제로인 드론 개발자 대철이가 친구가 되면서 펼쳐지는 우정 레이싱 이야기입니다. 현실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상상한 사회 모습 속에서,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드론이라는 소재로 구성된 이야기가 책을 읽자마자 푹 빠져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아이도 본인이 좋아하고 궁금해 했던 소재라서 그런지 꼼짝 않고 집중 하면서 한번에 쭉 완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5억이면 엄마 병원비는 물론, 아빠도 돌아올 수 있을 금액이었다.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이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타가 되어 광고를 찍는다면 아마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인싸가 될 것이고, 어벤져스 멤버들도 다시 지노를 예전처럼 대해줄 것이다.

- 스카이 레이싱 중에서


 아빠가 원래 잘나가는 중소기업 사장이었지만 무리하게 사업을 벌이다 부도가 나면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집니다. 남겨진 엄마와 지노는 방 5개 짜리 고급빌라에서 달동네 단칸방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엄마는 무리하게 식당일과 편의점 일을 하면서 다쳐서 수술을 하고 입원하게 됩니다. 집에 큰 일이 생겼지만 지노는 웃음도 잃지 않고 한 번도 엄마를 보채거나 울지 않는 굉장히 강한 아이입니다. 운다고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인싸였던 지노가 하루아침에 외톨이가 되고, 엄마의 병원비를 걱정하는 중에 어린이를 위한 한국 드론 레이싱 리그를 한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부모님이 실패했으니 당연히 자식인 자식도 실패자라고 여기는 지노는 무너진 가정을 일으켜 세우기 위히 대회에 나갈 것을 결심합니다.


 갑자기 급변한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의 존재감을 지우면서 살아가려는 지노의 모습이 정말 마음 아팠습니다. 단지 소설 속의 허구 인물이 아니라 실제 어디선가 존재할 것만 같은 현실감이 들어서 지노의 속마음들에 대한 묘사가 더 와닿았던 것같습니다. 담담하게 자신이 속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어른인 제가 배워야 할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아빠가 작년에 사준 드론으로 레이싱에 참가하려고 온통 드론에만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던 지노는 동네 레이싱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원래 아는 사람들끼리 규칙을 세우고 경기를 했던 동네 레이싱에서 지노는 보기 좋게 속아서 레이싱에 실패하게 됩니다. 잘 짜여진 경기에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드론이 망가지고 고물상에서 드론 부품을 찾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하면서 무턱대고 들어갔다가, 드론 개발자를 꿈꾸는 대철이라는 학교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대철이가 만든 드론으로 레이싱에 대신 대회에 나가달라는 부탁을 받고 망설이게 됩니다. 하지만 대철이와 뉴 어벤져스 팀을 만들면서 학교 대회에서 우승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외톨이인 대철이와 친하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자기마저 같은 취급을 당할까봐 외면하지만, 이내 잘못된 것을 깨닫고 진심으로 사과하면서 다시 뉴어벤져스팀으로 똘똘 뭉치게 됩니다.




2등이었다.

하지만 괜찮았다.

멋진 승부였다.

정정당당한 패배였다.

- 스카이 레이싱 중에서


 한편의 흥미진진한 영상을 본 것처럼 굉장히 사실적이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전개가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드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아이가 읽어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의 핵심적이면서 간단한 설명과 두 아이의 우정이 정말 하나도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더 책에 빠져들게 하는 것같습니다. 아직 미숙하고 어린 아이들이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을만큼 멋진 아이들의 우정,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정정당당히 경기에 임하는 모습, 용기있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모습 등등 정말 다양한 내용들이 잘 표현되어 있어 초등학생 고학년이나 글밥 있는 책도 잘 읽는 저학년 아이들까지 모두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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