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에이다 우리 반 시리즈 11
전혜진 지음, 안병현 그림 / 리틀씨앤톡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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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눈앞이 흐려지고, 머리 안쪽을 날카로운 도구로 파내는 것 같던 두통도 조금씩 무뎌졌다.

그리고 여덟 살의 어거스타 에이다 바이런은 죽음처럼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1824년 4월의 일이었다.

- 우리 반 에이다 중엥서





 '우리 반' 시리즈는 정말 읽어도 읽어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한 것같습니다. 딱딱한 위인전이 아닌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어쩌면 이렇게 잘 이야기를 풀어 냈는지 처음 읽어 봤을때 너무 새롭기도 했고 재미있어서 아이도 몇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단순한 삽화와 위인의 일대기를 쭉 나열하듯 한 동화책 수준의 책을 벗어나 글밥이 제법 있지만 완독했을 때에는 자연스럽게 그 인물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독서의 즐거움이 뭔지 알게 되는 것같습니다.


 이번 시리즈의 주인공은 처음 들어보는 '에이다 러브레이스'라는 인물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낯설 것같지만 게임을 만들었다는 소제목이 아이들의 눈길을 끌 것같습니다. 혹시 우리가 푹 빠져서 하게 되는 게임을 최초로 개발한 사람이 아닌지 호기심을 갖고 책을 읽게 됩니다. 에이다 러브레이스가 열두 살 박이현의 몸에 들어와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손에서 책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아이도 처음에는 낯설어 하더니 한번에 쭉 읽어나가는 모습입니다.





지금은 에이다가 죽고 170년에서 180년쯤 지난 시대. 대한민국이다.

에이다가 살았던 영국과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박이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 우리 반 에이다 중에서


 너무나 아팠던 8살 어느날, 눈 앞이 흐릿해질 정도로 머리가 아픈 날이 며칠이나 계속되어도 에이다는 눈이 멀어 책도 읽지 못하고 공부도 할 수 없어서 어머니의 사랑을 못 받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에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공부를 많이 한 여성이었던 에이다의 어머니는 에이다가 수학에 소질이 있고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딸에게 많은 기대를 합니다. 아픈 자신이 우선이 아니라 아파서 공부를 못하게 되어 어머니를 실망시킬까자 무서움에 빠진 에이다를 보고 너무 안타깝고 불쌍했습니다. 과거에만 이런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교육에 열중하다 보면 아이의 기분, 건강상태를 우선시하기 보다는 조금 더 많은 공부를 제대로 정해진 시간내에 끝내는지에 몰두해서 본의 아니게 아이를 몰아부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에이다가 커서도 훌륭한 수학자가 되고 남작인 남편과 결혼도 하고, 세아이도 낳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음을 깨닫고, 아직도 어렸을 때 이혼한 아빠를 그리워하는 장면도 참 먹먹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병으로 죽으면서 엄마나 남편 집안의 묘지가 아닌 시인인 아빠 집안의 묘지에 묻히고 싶다고 합니다. 항상 외로웠으며 아빠가 그리웠고, 또 단 한순간도 행복하지 않았음을 죽을 때가 되서야 엄마에게 고백하는 에이다의 심정이 상상이 되어서 더 가슴 아팠습니다.


 대한민국의 12살 박이현은 컴퓨터 코딩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코딩으로 게임을 만들어서 6학년을 다 이겨버릴 정도로 재능있는 아이로 다시 태어난 러브레이스는 이왕 이렇게 미래에 온 이상, 해 볼 수 있는 것은 전부 다 해 볼 생각으로 의지를 불태웁니다. 한순간도 지루하게 낭비하지 않도록! 박이현도 에이다와 마찬가지로 아빠가 없는 편모가정입니다. 이현이의 엄마도 에이다의 엄마처럼 공부를 강요하고 게임 한다고 책을 빼앗아 버리면서 이혼한 아빠와 만나지 못하게 합니다. 이현은 에이다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가난하거나 고통스러운 삶은 아니었지만, 어린 에이다는 아버지와 만날 수 없어 늘 외로웠던 기억을 생각해 내면서 왜 자신은 에이다일때도 박이현일 때도 뭐든 말리는 엄마만 만나게 되는지 속상해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에이다의 아버지 바이런이 엄청난 바람둥이에 아이에게는 전혀 신경도 안쓰는 사람이었고, 박이현의 아버지 또한 이현에게 전혀 관심을 가지도 않고 연락도 안하다가 내킬 때만 자기 아이를 억지로 끌고 가려는 이기적인 사람에 가정 폭력까지 쓰는 나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스스로 행복해지면 돼.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해 나갈 수 있어.

너는 엄마가 두 사람 몫으로 사랑하는 아이니까."

- 우리 반 에이다 중에서


 게임 프로그래머인 희지 엄마가 이현이의 코딩 실력을 칭찬하는 것을 듣고 엄마는 비로소야 이현이가 게임에만 단순히 빠져사는 아이가 아니라 얼마나 대단한 재능이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엄마가 왜 그렇게까지 게임 하는 것을 반대했는지 왜 아빠와 만나는 것을 경계했는지 속마음을 말하면서 이현이는 비로소야 엄마의 속뜻을 알게됩니다. 그러면서 에이다 또한 자신에게 헌신했던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스스로를 더 사랑하고 어머니에 대한 원망도 안했을 거라고 후회합니다.


 에이다의 훌륭한 일생을 알게 된 점도 좋았지만, 편모 가정인 에이다와 이현이의 상황을 통해서 엄마와의 갈등을 해결하고 또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는 엄마의 당부에 그동안 원망과 불만이 가득했던 이현이의 마음의 갈등이 해소되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항상 부족하다고 느꼈던 엄마의 사랑과 결핍이 결국은 에이다를 위한 엄마의 최선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장면도 정말 좋았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짧았던 삶과 힘들었던 개인사가 박이현으로 살게 되면서 해소되는 방법도 개인적으로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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