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목민심서를 만나다 나의 첫 인문고전 3
서지원 지음, 이다혜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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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양용 선생이 쓴 <목민심서>는 목민관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 주는 책이에요.

그러니까 '백성을 다스릴 땐 이렇게 해라.'하고 충고하는 책이라 할 수 있죠."

- 열 살, 목민심서를 만나다 중에서





 정약용 선생님의 목민심서는 노래에도 나오 듯이 누구나 많이 들어본 듯한 책 이름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 어떨 때 쓰이기 위해서 만들어진 책인지는 쉽게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주인공 현지는 제멋대로인 동네 반장 아줌마를 보고 아줌마와 할머니들이 지도자를 잘못 뽑아서 다시 뽑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이번 학기에 전학 온 학급 반장을 떠올립니다. 애심이는 꼭 반장이 되고 싶다고 도와달라고 해서 반장이 된 후에는 뭐든 제멋대로 굴고, 반 아이들이 불만이라도 생기면 막무가내로 트집을 잡아서 청소 당번을 시킨다거나 선생님께 떠들었다고 일러바치곤 했습니다. 현지는 반장을 바꿔야 겠다는 생각에 반 친구들에게 정식으로 건의하게 되고, 그렇게해서 새로운 반장 선거를 하게 됩니다. 동시에 동네 반장 선거도 다시 하게 됩니다.


 동네 할머니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반장 아줌마에게 현지 엄마는 목민심서를 읽어주면서 어른을 공경하는 법에 대해 말합니다. 또한 현지도 현지 몰래 할머니들께서 미용실에서 족발을 시켜먹고 현지가 평소에 사달라는 치킨은 사주지도 않으면서, 엄마가 할머니들 배달 음식에 돈을 보태준 것을 보고 현지는 또 목민심서를 큰 소리로 낭독하기 시작합니다. 어른은 어린이를 사랑해야 하고 먹을 걸 나눠 줘야 한다는 뜻의 내용을 읽어주면서 다시는 그렇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기도 합니다.




백성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 반드시 인자해야 한다.

인자하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하고, 욕심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돈이나 물건, 자원 따위를 낭비하지 않고, 아껴 사용해야 한다.

아껴 쓴다는 것은 내가 쓸 만큼을 미리 정해 두고 절약하는 것이다.

쓸 것을 미리 정해 두면 함부로 쓰는 것을 줄이게 되기 때문이다.

-열 살, 목민심서를 만나다 중에서


 지금부터 200여 년 전에 다산 정약용 선생님께서 쓰셨다는 목민심서는 굉장히 깊이 있고 어려운 책이라서 국사학자, 국문학자, 한문학자, 동양사학자, 경제사학자, 사회학자 등 16명의 학자가 참여해서 10년이 걸려 번역한 책이라고 합니다. 듣기만 해도 어지러울 정도의 내용일 수 있는데, 어려운 이야기 중에서 오늘날의 사회 문제와 맞는 내용을 정말 제목에 나와있듯이, 열 살인 주인공 현지의 주변 이야기를 통해서 누구라도 이해하기 쉽게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주제의 내용들로 적혀 있어서 처음 고전을 접하는 아이라도 일반 책처럼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습니다. 옛날의 관리들이 백성들을 대할 때 지켜야하는 도리들이 오늘날까지도 통하는 동일하게 통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옛날식의 공감 안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충분히 읽으면서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덕목임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점이 좋았습니다.

 

 제목만 보고 목민심서가 뭔지, 너무나 어려운 내용일거라고 지레짐작했던 아이도 읽으면서 고전이 딱딱하기만 한 옛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같습니다. 어른들도 고전이라고 하면 너무나 읽기 어렵고 고리타분한 이야기들이 많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화 형식으로 옛 조상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이 책을 같이 읽으면서 책에 실려 있는 여러가지 목민심서 내용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볼 수 있을 것같습니다.^^


 현지가 반장을 하면서 겪게 되는 곤란한 일들을 목민심서에 나와있는 내용들을 토대로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는 점도 인상깊었습니다. 힘든 일이 생겼을때 막막하고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될 때 주변 어른들과 의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책을 통해서도 해결책을 얻게 된다면 굉장히 좋을 것같습니다. 밤새 고민하고 학교에 간 현지는 날짜를 정해서 일주일씩 모든 학급 친구들이 반장을 해보고, 그럴 경우 모두 책임감을 느끼고 반은 더 사랑하게 될거라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아이들도 사실 반장 일을 해 보고 싶었다며 모두들 동의하고 현지는 목민심서 덕분에 지혜롭게 반장 일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된 것같아 굉장히 뿌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계속해서 두근두근 날뛰는 심장을 누르며 고개를 팍 숙였다.

아, 엄마도 선물을 받을 때 이런 기분이었겠지?

나도 엄마처럼 더 훌륭한 목민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열 살, 목민심서를 만나다 중에서

 현지 학급에서 일주일씩 모두 반장을 하는 것처럼 동네도 모든 사람들이 반장이 되어 동네일을 돌보게 되는 것으로 책은 끝이 납니다. 목민 사랑방에 모인 사람들은 그 후 모두 자기를 반장이라고 자랑하고 다니면서 동네일이라면 두 팔을 걷어 올리고 나서게 됩니다. 덕분에 현지 동네는 주변에서 다들 부러워하는 살기 좋은 동네가 되는데, 이 모든게 목민심서의 가르침 덕분이라고 엄마와 현지는 생각하게 됩니다. 잘 사는 것은 뭔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필요한게 아니라, 학급을 동네를 더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은 결국은 내가 주인이라는 주인의식과 더불어 욕심 없이 깨끗하게 생활하는 점이라는 점에서 비단 동화책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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