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무섭단 말이야! 나도 이제 초등학생 11
안수민 지음, 김성영 그림 / 리틀씨앤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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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희수 선생님의 까무잡잡하고 부리부리한 얼굴이 수선화는커녕

한 300살쯤 된 고목나무 같았어요.

선생님보다는 레슬링 선수나 전쟁 영화 속 군인이 더 어울릴 것 같다고나 할까요?

- 선생님은 무섭단 말이야! 중에서



 익살스러운 책 표지가 눈길을 끄는 이 책은 입학을 앞둔 아이, 혹시라도 무서운 선생님에 대한 걱정이 많은 아이라면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2학년인 주인공 신해성이 하이몬 필통으로 인해 선생님께 학교에 장난감을 가져왔다는 오해를 사서 꾸중을 듣고, 그후 선생님이 무서워서 식욕이 떨어질 정도로 학교 가기 싫어하고 선생님의 시선에 온몸이 꽁꽁 얼어 버리고 숨이 멎을 정도로 겁을 냅니다.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정말 구체적이고 실감나는 표현들이서 실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합니다.


 쭉 짖어진 날카로운 눈과 벌름벌름 콧구멍, 무시무시한 이빨을 숨기고 있는 큰 입까지 선생님을 하이몬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로 한 해성이는 속이 부글부글 끓고,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차마 선생님에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받아쓰기 시험을 보는 도중 해성이는 짝꿍의 답을 보고 고쳐 썼다가 짝꿍이 선생님께 말하는 바람에 복도로 나가서 선생님께 꾸중을 듣습니다. 당장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고, 눈물만 주륵주륵 흘리는데 선생님께서 친구 시험지 본 것도 나쁜 행동이지만, 선생님께 거짓말하는 건 더 나쁘다는 말씀에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틀린문제를 다섯 번씩 쓰기로 합니다. 받아쓰기 틀린 것을 세 번 쓰는게 너무 많다고 마음속으로 불평만 했는데, 친구 승완이가 선생님께 줄여 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선생님께서 들어줍니다. 승완이가 용기를 내어 손을 듯것도, 자기의 의견을 선생님께 당당하게 말하는 것도 참 멋지다고 주인공은 생각합니다. 학창시절에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일을 아이의 입장에서 재미있고 실감나게 쓰여 있어서 정말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생각? 생각 많이 했지요.

하도 많이 해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니까요.

그런데 생각하면 할수록 선생님에게 혼날 일, 벌 받을 일, 친구들한테 원성 들을 일들로

무서워지는 걸 어떡해요.

- 선생님은 무섭단 말이야! 중에서


 아이들이 찬 공이 선생님께서 기르는 텃밭으로 굴러가서 모종이 쓰러진걸 보고 겁이 나서 한참을 고민하게 됩니다. 비장하게 선생님께 사실대로 말한 주인공과 승완이에게 선생님은 모른 척할 수도 있었는데 선생님께 말해주어서 고맙다고 한 후, 잘못엔 언제나 책임이 뒤따르는 법이라고 수업이 끝난 후 남으라고 합니다. 비록 선생님께 혼은 났지만 속이 다 시원하다고 하는 주인공은 '양심'을 배우게 됩니다. 방과후 선생님과 철사와 노끈으로 방울 토마토가 넘어지지 않게 지지대를 세워줍니다. 그 떄 선생님께서 선생님도 방울토마토 농사가 처음이라 부족한 게 많다고 물만 열심히 주면 되는 줄 알았지 지지대가 필요한 줄 몰랐다고 말하시면서, 각자의 잘못을 뉘우치고 되새기며 함께 작업을 하자고 하는 장면은 선생님이 얼마나 현명한지 잘 보여주는 장면이어서 감동적이었습니다. 선생님이라고 권위적이기 보다는 같이 잘못도 생각해보고 본인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인정하는 멋진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늘 완벽해 보이고 엄격해 보이는 선생님이었는데, 우리랑 똑같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해승이는 선생님이 더이상 무섭기만 한게 아니라 굉장히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집니다. 선생님과 같이 방울토마토 지지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을 꼬마 농부같다고 농사에 제법 소질이 있다고 칭찬해줍니다. 선생님도 농부 같다고 아이들이 말하자 선생님은 너희들을 키우는 농부라고 모종이 잘 자라라고 물도 주고 비료도 주는 것처럼, 너희들이 잘 성장하라고 공부도 가르치고 잔소리도 하지 않냐고 그래야 너희가 쑥쑥 커서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고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저희한테도 물 좀 뿌려달라고 그래야 쑥쑥 자란다고 하는 장면은 정말 왠지 눈앞에 그 장면이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꼭 마법을 부린 것처럼, 선생님의 손끝에 일곱 빛깔 무지개가 걸려 있었어요.

      - 선생님은 무섭단 말이야! 중에서


 저희 아이도 1학년때 굉장히 긴장한 채 입학을 했는데 정말 자상하고 섬세한 선생님을 만나서 정말 즐겁게 학교 생활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2학년때 소리 지르고 아이들을 윽박지르고, 잘못을 다그치는 선생님을 만나면서 굉장히 힘들어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힘들어하는 아이를 제대로 위로 했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잘 알려줬을까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게 한 책이었습니다.^^

 책 중간중간에 학교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나오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같이 생각해 보는 내용도 있고 OX퀴즈도 있어서 아이가 먼저 읽고, 혹시라도 예비 초등이라면 걱정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대화 해보면 좋을 것같습니다. 저학년 문고라서 어렵지 않고 긴 글을 아직 못 읽는 아이라도 쉽게 쭉쭉 읽어 갈 수 있을 것같습니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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