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걱정나무가 뽑혔다 작은거인 55
홍종의 지음, 이영림 그림 / 국민서관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 나무가 언제부터 거기에 서 있었는지 모른다.

빗자루를 거꾸로 세워 놓은 듯한 모습의 나무.

동네 사람들은 그 나무를 '걱정나무'라고 불렀다.

걱정거리를 나무에 털어놓으면 말끔히 해결해 준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걱정나무가 뽑혔다 중에서


책 제목을 처음에 접했을 때는 단순히 말 그대로 사람들의 고민과 걱정을 해결해주는 나무가 있어서 사람들의 걱정을 말끔히 없애주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내 생각처럼 단순한 얘기가 아닌 요즘 우리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동네 개발 문제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동네를 개발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절대로 개발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자칫 딱딱하고 어려운 주제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상아와 필규라는 아이의 생각,갈등 상황을 통해 개연성 있게 풀어가는 책이라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반대를 하려면 명분이 확실해야 하고 그냥 어물쩍거리며 맞섰다가는 오히려 있는 땅까지도 뺏기고 만다는 엄마의 말에서 협상과 타협 그리고 투쟁을 해서라도 목적하는 바를 쟁취해야 한다는 점이 공감되어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하지만 원래는 동네를 지키고 이 상태로 보존하고자 했던 목적이 변질되어 개발업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요구하려고 하는 엄마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씁슬하면서도 힘든 현실을 반영하는 부분이어서 지극히 공감도 되었습니다.




"나무가 무슨 법적으로 보호받는 보호수도 아니고요.

뽑아 버린다고 해도 법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을 겁니다.

자기 땅에 있는 나무를 자기들이 없애는 것인데 무슨 문젭니까.

문제는 남의 재산인 울타리를 저렇게 부숴 버린 것이지요.

이건 폭력입니다."

-어느 날 걱정나무가 뽑혔다 중에서



학교에서 개발 문제를 놓고 토론을 하는 장면도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개발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재산권 문제를 내세우면서 개인 소유의 땅이므로 소유주가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집단이기주의로 방해하면 안된다는 의견이고,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개발은 모두가 유익하고 공평해야 하는데 지금 공평하지 않은 부분이 더 많다라고 주장합니다. 바람언덕은 토끼의 무덤도 있고 개똥지빠귀의 무덤도 있고 암탉의 무덤도 있고, 족제비 가족이 살고 고라니가 달리기 연습을 하는 곳이라는 주장에 비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현실의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듯 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사람들이 이익을 얻자고 동물, 식물들이 사는 곳을 빼앗으면 안 된다는 것 결국은 다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주장이 어떻게 보면 이상적이지만 최고의 해결책임을 알고 있기에 모든 생물들이 같이 공존하는 방법이 있을까 다시한번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이가 책을 읽고 개발을 왜 해야하냐고 그냥 그대로 보존하면서 살면 어떤 불이익이 있냐고 묻는데 그래 자연이 우리가 이용해야 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그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임을 다시한번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단순한 아이의 질문이 어쩌면 가장 훌륭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저는 아이들에게 자연과 서로 공존하는 생활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이 몸에 배어 그런 행동, 아니 그런 좋은 일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누가 시켜서 한 일은 절대 아니에요.

특히 학교에서 그런 일을 하라고 하겠어요?"

-어느 날 걱정나무가 뽑혔다 중에서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