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초록잎 시리즈 11
신운선 지음, 장선환 그림 / 해와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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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수상작****


정확히 말하면 엄마와 아빠는 이혼했다.

셋이 함께 살 수 없어 부모 중 꼭 한 명하고만 살아야 한다면 나는 엄마를 따라가고 싶었다.

엄마는 매일 봐야 하지만 아빠는 가끔 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

누군가 물었다면 조심스럽게 내 생각을 말했을 텐데,

아무도 내 생각을 묻지 않았다.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중에서-




첫장을 읽는 그 순간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아이의 담담하면서 진솔한 맘속 이야기가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부모의 이혼을 바라보는 아이의 답답함과 불안함이 너무 와 닿아서 정말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엄마 아빠의 사정을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아빠의 회사 구조조정으로 한 가정이 붕괴된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않고 의견 따위는 무시한채 어쩔수 없이 한부모 가정의 상황에 놓여버린 아이의 상황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서 너무 공감이 됐다.



5학년인 주인공 은수가 힘들다고 나 좀 돌봐달라고 말할 수 조차 없는 어느 누구하나 돌봐주거나 신경 써주지 않는 상황에서 담담하게 현실에 충실히 해나가는 점이 왠지 어른인 나에게 조차 먹먹한 감동을 줬다. 무능력해진 아빠를 오히려 돌보면서 살림도 해야하고 학교에선 아싸가 되버린 상황에서 학교 숙제로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서 여러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은수의 힘든 고민과 마음들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과정이 정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했다.



아빠 손은 큼직하고 따뜻했다.

큰길엔 은행나무 이파리가 노랗게 물들어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우리는 천천히 걸었다.

엄마와 함께 걷지 못하는 게 서운하지만 곧 편지를 받게 되겠지.

엄마가 날 보고 싶어 하는 걸 알게 되겠지.

그러면 내 소식을 자주 전하게 될거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아빠를 올려다봤다.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중에서-






은수로 인해 무기력해진 아빠가 새롭게 다시 시작할 에너지를 얻고, 둘이서 살아야만 하는 생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은수의 마지막 고백이 정말 뭉클했다.

또한 은수가 연락이 뜸한 엄마에게 직접 이메일을 쓰면서 엄마가 꿈을 못 찾아도 다른 새꿈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실망하지 말라고 엄마를 위로해주는 장면이 한층 더 성숙한 은수가 된 것같아서 왠지 내 아이처럼 대견했다. 은수로 인해 이 가정이 다시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게 되는 것같다.

혹시 앞으로 예기치 못한 힘든 상황이 내 아이게게 오더라도 이 책 주인공 은수처럼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묵묵히 헤쳐나아가는 그 지혜로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더불어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더라도 힘들더라고 괜찮다고 충분히 괜찮아질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 도서는 도치맘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솔직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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