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냄새 좋다.” “이건 바로 돼지등뼈탕?” 큰아이와 작은아이는 맛있는 냄새에 코를 벌름거리며 벌써부터 좋아한다. 요즘은 먹을 것도 많고 맛있는 음식도 많은데 두 아이 모두 돼지등뼈탕이라면 사죽을 못쓴다. 그도 그럴 것이 은은한 국물 맛이 마치 맑은 스프 같고 등뼈에 붙어있는 고기도 부드러워서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친정엄마가 생전에 겨울이면 자주 해주셨던 음식으로 몸에 좋다는 황기, 대추, 감초, 말린 뽕잎과 함께 돼지등뼈를 넣고 푹 끓인 것이다. 커다란 들통에 반나절 정도 푹 끓인후, 커다란 양푼에 돼지등뼈와 국물을 넣고, 파를 곁들어 내 놓으면 푸짐함은 물론 맛도 좋아 한 그릇 뚝딱이다. 추운 겨울날 저녁, 우리 식구들은 상에 둘러 앉아 엄마가 준비한 돼지등뼈탕을 먹곤 했다. 그런데 식구에 따라 돼지등뼈의 수가 달랐다. 아버지 그릇에는 5개, 외아들 오빠는 3개, 언니와 나는 2개, 그나마 엄마는 하루종일 불옆에 있어서 입맛이 없다시며 건더기는 없는 국물에 밥을 말아서 드시고....... 그럴 때면 아버지는 돼지등뼈 한덩어리는 으레 내 그릇으로 덜어주시곤 했었다. 막내 빨리 크라고 하시며....... 돼지등뼈탕은 우리 식구들이 겨울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게 해주었다. 엄마의 정성에 아버지의 사랑이 더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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