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으로 보이는 먼 산의 초록빛이 무성하다. 지금쯤 아이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잠깐이라도 눈을 들어 창밖을 내다보길. 그래서 마음의 여유를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요즘 아이를 보면 안타까워진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다시 학원으로 가기 바쁘고, 학원에서 집에 오면 책상 앞에 앉아 숙제를 해야 하고, 게다가 요즘은 기말고사 준비로 마음까지 긴장을 하고....... 그런데도 나는 혹시라도 아이가 제대로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툭하면 잔소리를 하고 있으니...... 정말이지 미안한 마음이다.. “엄마는 왜 내 생각은 안 해? 말로는 책도 읽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잖아. 그냥 공부, 공부만 하라고 하잖아. 학원에 가기 싫다고 해도 듣지도 않고......“ 빨개진 너의 눈시울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수학문제 푸는 거나 영어 단어 외우는 것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도 많이 읽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아이보다는 오히려 내가 괜히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아예 공부를 하지 않을까봐. 그러고 보면 나는 아이를 못 믿는 게 아니라 자신을 믿지 못한 것 같다. 나는 아이와 함께 하며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아이가 태어나서 세상과 만나는 것부터 엎드려 기고, 앉고, 서서 걷고, 어느 날, 엄마를 부르고 환한 웃음을 짓고....... 그럴 때면 아이가 건강한 것만으로도 만족했었다. 그러다가 아이가 글을 배우고 익히고, 쓰고 학교에 들어가 공부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와 함께 하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된다. 어쩌면 아이는 나의 선생님인지도 모른다. 이제부터는 한 숨 쉬어가야겠다. 그래서 내 생각 보다는 아이 생각을 우선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 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 잘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겠다. 그래서 아이가 건강하고 밝게 자라길. 사랑하는 마음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