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보인다 - 다큐 3일이 발견한 100곳의 인생 여행
KBS 다큐멘터리 3일 제작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모두의 삶을 들여다보면 소설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고, 누군가에게는 잠시 머물고 스쳐지나가는 공간이지만 그 누군가에는 더 없이 소중하고 수십 년간의 땀과 열정이 배어 있는 곳이다. 아주 많이 알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하지만 기실 너무도 이해하고 있는 게 적어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멈춰버리는 일도 있고 반면에 내가 너무도 낮은 사람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남들보다 더 큰 사랑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일들은 대상-사람 또는 장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주시, 그리고 사전 조사와 그 사람들과 대상을 대했을 때 전개되는 이야기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있을 때 이야기를 끌어내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사랑하면 보인다 - 다큐3일이 발견한 100곳의 인생 여행」,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아름답고 정겨운 곳 100곳을 여행할 수 있었다. 다큐3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면 우리 부모님이 자식들을 위해 걸어오셨을 그 내가 알 수 없는 시간들이 투영되기도 하고, 아무 의미 없이 내 곁을 스쳐지나가는 그 낯선 이들이 누군가의 부모이고 자식이고 의미 있는 그 무엇으로 보람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땀의 대가로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고장난 내 소중한 물건이 수리되고 내 자식들이 기쁘게 입을 수 있는 예쁜 그 무엇이 만들어지는 그 삶의 현장들이 아름다룬 장소와 함께 3일간의 여정으로 기록되어 내가 기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 즐겁고 애틋하고 간직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감사하게 한 권의 책으로 엮여 나왔다. 정갈한 글과 사진으로 담겨왔다. 100곳의 장소 중 내가 여행을 다녀왔던 곳도 있고 또 유심히 살펴보며 지나쳤던 그런 장소들도 있다. 일단은 내가 인지하고 있는 그 장소를 읽을 때는 반가움이 있었고 아쉽게 스쳐지나갔던 그 곳에 이런 이야기가 숨어 있었구나를 발견할 때에는 다시금 그 장소를 가보고 싶은 생각도 생겼다. 잘 모르는 지방을 여행할 때, 「사랑하면 보인다」이 책을 참고로 하면 풍성한 여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에도 이렇게 따뜻한 시선을 갖고 살펴본다면 나만의 사랑스러운 보물창고 같은 공간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다큐3일 프로그램을 볼 때면 3일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음을 새삼 느끼게된다. 서먹서먹했던 분들과 제작진이 아쉬움으로 작별을 고하고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던 그 공간들이 프로그램이 끝날 즈음에는 마치 내가 한 번은 가보았던 것처럼 느껴질 때도 많기 때문이다. 각 주제별로 잘 정리되어 있는 이 책, 「사랑하면 보인다」를 통해 전국의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었다.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며 나의 하루를 이렇게 마감해 본다. 띵동~ 징글과 함께 72시간이 지났다는 그래픽이 뜰 것 같은 그런 일요일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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