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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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제임스 헤리엇은 1916년에 출생하여 수의과학대학의 모든 과목에 등장하는 가축의 중요도 순위가 말, , , 돼지 다음이 개의 순서인 그 시대에 개를 사랑하고 개와 함께 할 수 있을것이란 열망으로 수의사를 평생 직업으로 선택한 수의사이다. 시골의 겸손한 수의사인 제임스 헤리엇이 자신이 치료하면서 써 온 글들이 시리즈로 발간되었고 내가 읽은 책은 그 다섯 번째 이야기인 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이다.

 

지금으로부터 십 오년 전, 같은 사무실에 있는 자제분이 재수를 통해 대학교에 동시 합격을 하였다. 이름만 대면 아는 소위 인서울의 명문대학교와 지방의 국립대학교였다. 진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아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인서울 명문대학교를 가면되지 않겠나?’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 고민 끝에 지방 국립대학교를 선택했는데 수의학과에 합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주변에 집 안에서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고 오늘날처럼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갈 줄 몰랐기 때문이다. 하여튼 그 자제분은 지금 자신의 진로에 만족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로 돌아온다. 이 책은 수의사 헤리엇씨가 진료한 개들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별로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그 잔잔하게 전개되는 개들의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주인 아니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감동을 발견하게된다. 기본적으로 반려동물들은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들과 상호작용을하며 살아간다. 그 반려견들의 삶에는 자연스럽게 주인의 삶이 투영되고 그 개들의 생로병사에 그 곁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 치료되는 개들은 그 주인들이 기뻐하며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늙고 병들어 움직일 기력이 없는 개들이 안락사 할 때 그 마지막 숨결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그런 아픔이 담겨있다. 활기차게 뛰어 노는 개들의 이야기에서는 그 역동성을 함께할 수 있었고 질병을 가지고 있거나 치료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안타까운 이야기에는 내 마음도 따라 아팠다.

 

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를 통해 지금까지 부모님이 기르시던 개들이 생각난다. 모두가 밖에 작은 집에서 생활했지만 각자의 이름이 있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들의 엄마개, 아빠개의 이름을 물려 받았다 나름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갔고 그렇게 묻히기도 했던 그 개들. 아파트에 살면서 개를 키울 엄두를 못냈었는데 이제는 어디 단독주택으로 옮겨가서 사랑스런 개들을 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잔잔하게 전개되는 수필을 읽으며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나의 행복한 오늘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개에 대한 인식이 거의 전무했던 그 시기에 선도자적으로 수의학을 선택하고 당당하게 개를 치료대상 동물로 인정받을 수 있게 그 초석을 쌓은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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