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당의 표정
정민 엮고 지음 / 열림원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와당의 표정의 저자인 정민 교수님은 책을 펴내며를 통해 와당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와당(瓦當)은 우리말로 수막새다. 수키와의 끝을 막음하는 장식이다. 처음엔 그저 구멍을 뻥 뚤어놓을 수가 없어 막음 처리만 했다. 그러다가 거기에 무늬를 올리고 글자를 새겨넣으면서 와당 예술이 역대 건축 문화 속에서 만만한 꽃을 피웠다.> (본문 페이지 7)

 

부끄럽게도 와당의 표정이 책을 읽기 전까지 와당은 그저 기와의 한 종류가 아닐까? 다양한 무늬 내지는 조각을 담은 기와가 많이 있으니 이 책도 그런 기와의 문양을 소개하는 책이 아닐까?’하고 막연하게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위의 정의를 통해 와당의 기능적인 본 역할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와당을 보며 잔잔하게 시를 적듯 때로는 독백인 듯 그렇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눈길을 따라 함께 와당을 보며 나도 시간여행, 자연여행은 물론 길상문을 통해 글자의 본 뜻은 물론 그 다양한 배치에 대한 감상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

 

와당의 표정은 중국 고대의 와당들을 모양, 문양으로 나누어 한 쪽에는 그 와당의 탁본을 싣고 그 맞은 쪽에는 저자의 감상, 길상문의 의미 등을 싣고 있다. 그 와당의 무늬 만큼이나 정갈하게 그 글들이 실려있어 눈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 와당의 본디 쓰임이었을 그 집들은 없어지거나 낡아져가고 있지만 그 와당은 때로는 흙더미에 묻혀있을 지언정 발굴이 되어 그 아름다움을 오늘까지 전하고 있다.

 

반원형, 동물과 인간, 구름·꽃 무늬, 길상문 등 4부문으로 나누어 와당을 소개하고 있는데 나는 특히 동물과 인간이 좋았다. 재미도 있고 그 모양 그대로를 감상하며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구름·꽃 무늬는 현대 미술을 감상하는 듯 기하학적이고 그 패턴에서 또다른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공감함에 있어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된다. 시간과 공간 여행을 통해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우리가 찾고 기억할 수 없지만 이 모든 와당은 이름을 가진 그 누군가가 만들었을 것이다. 때로는 사회적 이슈를 새겨 넣기도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 식물, 태양을 종교적인 의미를 담아 완성하기도 했을 이 와당들을 통해 그저 유명한 사람의 작품을 쫒아 보아오고 감상하며 예술작품들을 소모했던 내 모습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좋은 작품과 또 좋은 글을 만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