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6년 11월
평점 :
책을 보다가 모르는 단어를 발견하면 그 뜻을 그저 내 생각대로 추측하거나 좀 더 신경을 쓴다면 사전을 검색해본다. 운 좋게 우리말 실력이 좋은 그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불쑥 물어보기도 한다. 비단 책을 볼 때뿐만 아니라 뉴스를 볼 때나 단순한 표지판을 볼 때에도 단어 그대로만 해석해서는 그 단어가 의도하는 바를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더 복잡하게는 내가 잘 아는 단어가 법률에서 사용될 경우 그 복잡성은 몇 배가 된다. ‘청소년’과 ‘장년’은 어떤 기준에 의한 것인지, 의학과 법률에서 말하는 ‘사망’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죽음’, 종교에서 말하는 ‘입적’은 각각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굳이 고민하지는 않았지만 각기 다른 곳에서 쓰이는 이 단어들을 보면서 잠시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쉬운 단어로 바꿔보려는 시도를 해 본적은 많이 있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이라는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틀리거나 실수하기 쉬운 우리말들을 모아 설명한 책이라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말 퀴즈에 출제되는 그런 헛갈리는 어휘를 맞출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이런 예상을 벗어났다. 물론 실수하거나 잘못 사용하는 어휘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있지만 그 보다는 ‘우리말 백과사전’이라는 책 제목이 잘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 – 예를 들면 서울에 벚꽃이 피었다’-을 다양한 분야의 지식 – 법, 과학, 인문학 등 –을 활용한 설명을 읽으며 우리말은 물론 시사 상식도 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상당히 매력적인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20%라면 나머지 80%는 내가 정확히 모르고 있었던 그 무엇 또는 내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그 무엇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 동식물, 기상과 자연현상, 도량형, 시간과 계절, 지리와 지형, 법률, 어휘로 총 8파트로 나누어 재미있고 정확하고 폭넓게 우리말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을 통해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얻어가는 느낌이다. 매일 또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지식들을 채집하는 것도 나에게는 즐거운 활동 중 하나이다. 일단 이번 주에는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분야의 지식부터 자랑하며 좀 풀어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