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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다 ㅣ 탐 철학 소설 26
권오숙 지음 / 탐 / 2016년 5월
평점 :
<셰익스피어,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다>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나온다. 한 명은 물론 셰익스피어이고 한 명은 김 감독. 셰익스피어는 소개할 필요 없는 그 유명한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의 4대 비극의 작가인 대문호이다. 김 감독은 저명한 연출가이자 학자로 마흔을 바라보는 늙다리 총각으로 소개되고 있다. 대문호와 학자인 연출가, 무슨 냄새가 나지 않는가?
그렇다, 이 책의 저자는 셰익스피어를 연구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영문학을 강의하시면서 다수의 셰익스피어 관련 서적을 출간한 권오숙 님이시다. 그간의 학술적 연구와 강의 결과물을 이 책의 독자인 청소년층에 맞추어 집필하셨다.
방대한 셰익스피어의 문학작품에 대한 설명은 물론 청소년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작품이 쓰인 시대의 다양한 문화상과 사회적 분위기, 대문호도 자유롭지 못한 직접 창작이 아닌 여러 원전에서 스토리를 빌려와 집필해야 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김 감독과 셰익스피어의 입을 빌어 4대 비극 등 작품에 대해 스토리의 핵심적인 부분을 뽑아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게 그 스토리의 배경과 메시지를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유명한 대사를 각주와 함게 소개하고 있고 책의 말미에는 셰익스피어의 생애, 4대 비극 이외의 작품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대학로를 함께 여행하며 연극을 보고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해,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며 간접적으로 우리에게도 지식을 전해주고 있다. 왕권을 두고 가족을 죽이고 치정으로 얼룩졌던 시대를 막장드라마에 비유하고 있다. 각각의 장소에서 - 예를 들면 광화문에서 이순신 장군을 보며 <헨리 4세>. <줄리어스 시저> 작품 이야기 -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상황에 접목하여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설명한 부분이 아주 흥미로웠다.
대문호의 작품을 작품 그대로 만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제약요건이 있는게 사실이다. 청소년들이 이 책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많은 작품을 만나고 그 유명한 부분을 읽으면 나중에 원전을 대했을 때 이해함에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그 아름다운 작품을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만든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