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잠든 동안 넌 뭐 할 거야? 풀빛 그림 아이 55
마츠 벤블라드 글, 페르 구스타브슨 그림 / 풀빛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함께 많은 것을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때로 우리는 내가 떠난 이후 남겨진 그 누군가가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궁금할 때가 있다. 함께 ‘집’이란 공간을 공유하고 있으면 누군가가 무엇을 하는지 ‘잘 볼 수’ 있지만 내가 떠나고 그 집에 남겨진 누군가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지 궁금할 때가 있다.

화를 내고 출근을 했을 때, 언짢은 마음을 가지고 집을 떠나 갔을 때 가장 가까운 가족들은 나를 걱정하고 있을까? 아니면 내가 없어도 각자의 공간에서 자신들의 일상을 잘 영위하고 있지는 않을까? 내가 다시 되돌아 왔을 때 마음의 앙금은 남아있지 않을까? 이렇게 작고 큰 상처들이 치유되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 것일까? 등등의 끊임없는 질문을 나 자신에게 하곤하기 때문이다.

《내가 잠든 동안 넌 뭐 할 거야?》 이 책은 아주 예쁜 동화책이다. 토끼와 고슴도치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동화책. 토끼의 말을 빌리면 ‘춥고, 바람 부는 겨울밤’ ‘숲 속을 걷고 있다가’ 고슴도치를 만났다. ‘몸을 쿡 찔러’ 봤지만 움직이지 않았고 모습도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장례식을 치러 주기 위해’ ‘무덤을 만들고’ ‘눈물 한두 방울’을 흘리고 토끼가 말한 ‘잠시 동안’이란 말에 동의할 수 없는 고슴도치의 대답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고슴도치와 즐거운 여름을 보내고 또다시 고슴도치와의 작별을 토끼는 준비하고 있다.

《내가 잠든 동안 넌 뭐 할 거야?》라고 묻는 고슴도치에게 토끼가 한 대답대로 토끼는 과연 실천을 했을까?

이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은 친구란 무엇인가? 기다림이란 무엇인가? 함께 시간을 공유하지는 않지만 함께 했던 추억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가? 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른들은 《내가 잠든 동안 넌 뭐 할 거야?》를 통해 연속적인 자연의 사이클 속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 표면적으로는 강하고 대담한척 하지만 내면은 한없이 여리게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긴 잠에서 깰 때 나와 눈을 맞춰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쑥스러운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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