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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청소년 인문학
조성환 외 지음, 최진석 추천 / 책담 / 2016년 1월
평점 :
부모로 살아가면서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많다. 인생을 먼저 산 선배로서 내 아이들 또래에 내가했던 수많은 고민들, 소위 말하는 성공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덕목들, 개인이 아닌 우리로서 공동체에서 개인이 지향해야 할 가치, 독립된 객체로서 독립된 객체를 만나 사랑을 하며 지켜야 할 점, 내 삶을 가치 있게 살아가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등등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이렇게 많은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도 없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아버지이다 보니 아무리 좋은 말을 해줘도 사춘기인 아이들은 때로 잔소리로 듣는 것 같다. 그리고 나 자신도 내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해 사실 자신이 없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아버지이고 내 아이들을 가장 잘아는 사람이 바로 나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향한 가르침이나 조언을 멈출 수 는 없는 일이다.
이와 같은 고민이 있었는데 이번에 「지금 이 순간 청소년 인문학」 이 책을 만났다. 일단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책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인문학 열풍이 불 즈음 몇 권의 두툼한 인문학 책을 물론 나도 읽었다. 그 때만해도 나의 부족한 인문학적 지식을 보충하기에 여념이 없었지 아이들에 대해 인문학, 그 중에서 자신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철학’과 관련된 부분의 나름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없었던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청소년 인문학」은 책 제목이 말하듯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책이다. 일단 문, 사, 철 중 철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생각 된다. 중학생부터 고등학생이 읽어도 이해가 되도록 옛 성인들의 말씀이 이해하기 쉽도록 현대적인 언어로 번역이 되어 있다. 청소년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사뭇 진지하고 깊이가 있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청소년기에 자기 자신에 대하여, 남과의 관계에 대하여 기술되어 있는 부분이 자아를 정립해 가는 청소년기에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행복”, “자유”, “마음”, “생명”, “사랑”, “꿈”, “리더”, “공공” 으로 나뉘어 져 있다. 행복에서 생명까지를 1부 ‘나를 알아 가기’로, 사랑부터 공공까지는 2부 ‘세상과 마주하기’로 각각 구분하고 있다.
세 분의 저자가 청소년인 ‘나’가 왜 행복하고 자유로워야 하는지, 나의 내적 아름다움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고 장차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세상에서 어떻게 나의 가치를 발현시킬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 본문에는 일정한 상황을 부여하고 그 상황에서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넓혀나가도록 유도하기도 하고, 우리가 잘아는 우화를 다른 각도로 조명하기도 하며, 성현들의 말씀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제목은 「지금 이 순간 청소년 인문학」이지만 ‘나’에 대해 가치를 발견하고 싶은 성인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 내가 아이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 중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한다는 그 기본적인 가르침의 짐은 덜게 되어 심적으로 기쁘다. 모쪼록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행복하고 남을 사랑하며 이기적이지 않고 공공을 생각하는 그런 넓은 비전을 가진 리더로 자라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