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소설을 독(讀)하다
간호윤 지음 / 소명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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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소설가인 연암 박지원의 삶과 12편의 소설을 분석한 책이다.
고전이라기보다, 지금을 사는 사람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

연암 박지원은 <<열하일기>>, <<양반전>>, <<허생전>> 등 날카로운 풍자 소설로 익숙한 인물이다.
이 책은 그의 소설을 문학 작품으로만 읽지 않고, 그가 살았던 시대의 모순과 그에 대한 사유의 결과물로 읽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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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을 비롯한 실학자들은 상업의 발달과 생활 기술을 중시한 이용후생학파로 분류된다.
공리공담이 아닌,
실리와 실제를 통해 현실을 개혁하려는 학문.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당시에는 체제를 흔드는 급진적 사고였다는 점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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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이후 성리학적 질서가 균열을 일으키던 전환기 속에서,
연암은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신분제의 허위와 제도의 부패를 집요하게 드러낸다.
<예덕선생전>은 양반들의 속악과 허장성세를 배격하고 인간과 근로에 대한 애정을 내세우며,
<우상전>에서는
당대의 신분제와 인재등용을 허실을 지적하였으며,
<허생>에서는 매점매석과 집권층의 무능을 예리하게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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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연암의 비판이 단순한 조롱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양반의 위선을 폭로하면서도, 그들이 회복해야 할 '건강한 역할'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다.
비판 속에 '되찾고자 하는 진정성'이 내재해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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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연암의 질문이 과거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도는 형식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은 고상하지만 실제 삶과는 동떨어진 가치는 아닌지.
연암의 소설을 읽는 일은, 결국 지금의 나와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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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은 소설 <호질>이 '한바탕 웃게'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호질>의 내용은 썩어빠진 선비인 '부유腐儒'들을 비판하는 글이니 단순히 웃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연암은 이렇듯 속내를 웃음으로 가려 놓은 글이 많다는 점을 예각화한다면 '껄껄 선생'이라는 호와 썩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증오처럼 강경하게, 때론 연민처럼 온건하게 상대를 구별한 연암이었다. 웃음의 표면만 훑는 소박한 독서로는 연암소설을 따라잡지 못 한다. 독서인은 비극성의 소진이 희화로 이어짐을 챙기고 유희의 변두리에서 시선을 거두어야 '웃음'의 진정을 찾는다.
(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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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이 말하는 삶의 화근은 결국 '돈'과 '글이었다.
돈의 폐단이야 우리가 이미 익히 알고 있지만, 글자를 아는 것이 도리어 근심을 사게 된다는 식자우환의 실천은 연암과 같이 학문을 전업으로 삼는 학자로서는 다소 엇박자인 듯하나 생각해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글을 배우면서 이것저것 따지는 버릇이 생기고 아는 체를 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려 든다. 어떤 한심한 물건들은 한 술 더 떠 밥숟가락 들고 와서는 아예 남의 밥에 꽂으려는데 첨두노(붓에 먹물개나 묻힌 이)들이 더욱 그러한 것을 보면 참 볼썽사납다.
(328p)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를 통해
#소명출판사 로부터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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