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4 - 박경리 대하소설, 1부 4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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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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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도서리뷰

✏️
"저 들판이 누우렇기 익으믄은 추석이 오고......
옛날에는 동네에 전곡도 많이 나갔제.
무섭은 어른이지마는 돌아가신 마님이사 그런 데는 후하싰고...... 참말로 꿈 겉다.
갱매깽이 소리, 징 소리 들은 지가 아득하고나.
이서방은 베수건으로 장구를 걸머지고......
그런 추석이 어디 갔는지 모르겄네? 목청 좋은 서서방은 실성했고 신명 내던 사람들은 이자 늙어부리고, 그새 사람도 많이 죽었고나. 우리네 신세도 많이 벤했고
이자는 추석이 와도 명절 겉애야 말이제.
달이 엄치 솟았네."(4권, 345p)

1권의 1897년 한가위의 풍요로움과는 대조적으로
토지 4권에서의 한가위는 어둡고 쓸쓸하다.
들판은 익어가건만 신명은 사라졌다.

일본의 협박에 의해 조인된 한일의정서를 시작으로
을사보호조약 체결되는
국가적인 혼란스러움이
한적한 시골마을 하동 평사리를 술렁이게 한다.

✏️
조준구의 입김 하나에 쌀밥이냐 보리밥이냐가
결정될 정도로, 권력과 돈이 사람의 양심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진다.

믿음은 사라지고, 불신만이 가득 찬 하동 평사리.
서희의 처지는 점점 고립되어 간다.

"인심도 물과 같아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요 거슬러 오르는 법이 없으니 서희의 처지는 고립되어갈 수밖에 없었다."(24p)

✏️
살기 힘들어지자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이 생기고,
길상이를 비롯한 뜻있는 장정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마을 전체가 불안에 휩싸인다.

이와중에도 자기 앞가림 잘하는
두만아비같은 사람은
처신을 잘 하는 건가.

여전히 서로가 없으면 못 사는 사이인
월선이와 용이의 사랑과
조준구와 홍씨부인의
병신 아들 병수의 서희에 대한 애잔한 마음은
어두운 현실에서도 남아있는 사람의 정을 느끼게 한다.

한편, 나라가 넘어가자
자결하는 충신들을 보며
머리를 맞대어 구할 생각부터 하지 않는다는 게
원망스러웠다.

✏️
고국산천을 버리고
조선 땅 넘어 강 건너 낯선 땅으로 떠나는 사람들.
혼란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사람들.
그 속에서 존엄과 사랑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 시대의 어두운 역사를 톺아본다.
5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백성들이란 믿을 게 못 되네. 동학군이 왜군들 신무기에 무너졌다고들 하지만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바지저고리였겠나? 왜군들 신무기 앞에 육신보다 마음들이 먼저 무너졌던 게야.
(4권, 297p)

📚
악이란 정신적 욕망에서든 물질적 욕망에서든 간에 그릇된 정열이어서 우둔할밖에 없고 찢어발길 수 있는 허위의 의상을 걸치고 있기 때문이다.(4권, 405p)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채손독 을 통해
#다산북스 로부터
#도서협찬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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