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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되다 - 인간의 코딩 오류, 경이로운 문명을 만들다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평점 :
유명한 책 <오리진>의 저자가 신간을 냈다. 저서 3부작 중 마지막 편이라는 이 책은 인간의 문명이 인간의 어떤 특성으로 인해 흘러왔나를 설명하고 있다.
생물의 진화가 어떤 목적에 가장 합당한 형태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오히려 역으로, 모종의 이유로 이루어진 진화의 결과로 양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생각해보면 문명도 그래 보인다.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모습이지만, 이것이 최선인지도 알 수 없고 아직도 현대문명은 문제가 많아 보인다. 문명은 인간이 이루는 것이고, 때문에 문명의 역사와 미래를 알려면 인간을 알아야 할테다.
물질적이고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하는 모든 활동은 현실에 기반한다. 인간이 감지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정신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신체적 결함과 이로 인한 인지적 결함은 문명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런 점에서 착안하여 신선한 시도를 한다. 문명을 설명할 때 그 원인을 인간의 어떠한 결함에서 기인한 독특한 본성에서 찾았다.
정신적ㅁ문화적 활동은 인간에게 주어진 신체적 조건 하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제가 당연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흔히 합리적 사고와 과학의 발전을 기반으로, 인간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한다. 때문에 저자의 이런 관점이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
내재적 특성과 한계로 말미암아 생기는 성향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사고에서 아무리 합리성을 추구하더라도, 모든 사고는 근본적으로 신체가 허락하는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이렇게 인간의 결함에 기반한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결함을 인지할 때 인간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사고(思考)에 매몰될 가능성이 있을지 경계할 수 있지 않을까.
간접적 호혜성을 뒷담화로 연관지어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 글의 매력을 느꼈다. 인문학 서적으로 많이 읽힐 책이 될 것 같다. 티저북엔 없는 미주를 확인하고 싶다. 출간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