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박물학
다이앤 애커먼 지음, 백영미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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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각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종합해놓은 것 같은 책이다. 정말 감각의 '박물학'이라는 제목이 어울리는 책. 오감과 공감각까지 감각의 원리와 역사, 해당 감각에서 파생된 언어와 문화까지 총망라해 보여준다.

감각에 관한 감상이 있으면서도 과학적인 얘기가 담겨있어 좋았다. 예를 들어 미숙아 동물에의 촉각적 자극이 성장을 촉진한다는 조사 결과로 '감각의 놀라움'을 어필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기전을 함께 설명해서 찜찜함을 없애주는 식이다. 포유류 신생아에게서 어미의 촉감이 사라지면 새끼는 생존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사량을 떨어뜨려 에너지를 보존하고 어미가 돌아오면 원래의 대사활동을 회복한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오랜 시간 어미와 떨어져 있으면 성장에 문제가 생기는 식이다. 감각의 세계에서 감탄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설명하니 읽으면서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 ㅎ 그리고 가치판단이 없어서 읽으며 불편한 부분이 없었다.

감각에 대해 특별히 자세히 읽게 되어 같은 경험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봄날을 온 감각으로 느끼고 더 많이 기억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같은 시간과 환경 속에서도 더 풍성한 삶을 살 수 있길 바라며.


🔖 인생을 그토록 쉽게 놓쳐버리듯, 우리는 어떤 것을 복잡하게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앞만 보고 뜀박질하는 경주마처럼, 자신이 가는 길 위에 있지 않은 풍경은 놓쳐버린다. 예컨대 길가에 모여 있는 색색의 군중이라든가, 바퀴 자국이 깊게 파인 길, 항상 존재하고 항상 변화하는 머리 위의 영원한 장관, 하늘을. (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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