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다를 닮아서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반수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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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삶이 담긴 글을 처음 읽은 것 같다. 해외 어딜 가도 여행자였던 내가 상상해보지 않은 生의 부분. 터전같지 않던 곳을 집으로 삼고, 영원히 고국의 집같은 집이 되지 않는 동네. 그런 삶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부담스럽지 않게 접했다.

내용을 크게 나누자면 세 가지인 것 같다. 이민자로서 밴쿠버와 한국에서 느끼는 것, 유년기에 대해 떠올리는 것, 중년의 부모로서 느끼는 것. 세 가지 모두 작가의 삶이 녹아들어있는데, 나는 닿아있는 것이 없으면서도 책에 있는 내용만큼은 이해한 것처럼 느껴지는 걸 보니 좋은 산문을 읽은 것 같다.

젊은 작가가 많이 나오는 시대인데도 나는 나보다 어른인 작가의 책 읽기를 좋아한다. 나는 충만한 감정에서 내면의 충족이 이루어지질 않고 지식과 교훈을 얻음으로써 채워졌다고 느껴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다 읽고는, 작가와 그의 가족을 따뜻하게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나도 채워진 기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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