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라이프 - 삶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
사사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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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근래에야 EOL(End of Life)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죽음을 슬프고 어둡고 피해야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누구나 맞이해야하는 단계이자 일생의 마무리 단계라고 생각하자는 식이다. 많은 죽음을 지켜본 의료인의 책이 여럿 나오고 있다.이 책은 피상적으로 보면 재택치료를 장려하는 것처럼 보인다. 비관적이고 회의적인 편인 나는 선뜻 동의할 수 없었다.

작가는 논픽션 작가로 죽음을 주제로 한 소재를 많이 다뤄왔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지켜본 시한부 환자들의 마지막을 서술하고 있다. 그중에는 그 죽음들을 작가와 함께 겪고서 세상을 떠난 한 동료의 이야기도 있다.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다양한데, 한 사람 안에서 그 모든 것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최후의 순간에 취하는 어떤 태도도 무엇이 낫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 책의 사례들과 달리 평범하게 병원에 누워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하는 것이 가족에 대한 사랑 방식일 수도 있다. 더욱이, 애초에 좋은 의료진을 만나야 EOL의 여러방식을 택할 수 있다. 경제적 배경이나 가족환경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마지막 순간에 재택의료를 선택할 수는 없다. 재택의료가 가장 좋은 방법인 것만도 아니다. 다만, 재택의료도 하나의 중요한 선택지라는 것, 그게 이 책의 시사점 아닐까.

두려워하지만 말고, 행복한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누리기 위해 재택의료를 고려하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란다. 남은 사람들이 슬퍼하는 부분이 좀 달라질 수도 있다.

보기만해도 슬픈 제목에 반해 정말 뭉클하고 재밌었던 이야기. 심지어 희망적인 느낌마저 든다. 죽음에 대한 글이 거북했던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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