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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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스릴러·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이 소설이 반가웠다. 복간될 정도로 흥행요소가 있는 작품일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그리고 끝까지 실망하지 않았다. (더구나 출판사가 대대적으로 '놀라지 않으면 환불' 홍보를 하고 있음에도 절반쯤 가서는 이미 예상할 의지가 사라진 채 끝까지 집중을 놓을 수 없다.)

보통 좋은, 뛰어난 추리소설이라 함은 예상을 뛰어넘는 트릭 혹은 반전, 그리고 사건 발단부터 해결까지 긴장감을 유지한 전개·서술이 있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소설은 거기에 더해 추리 장르가 아닌 소설 문학적 요소가 뛰어난 것이 매력인 것 같다. 내가 이런 지식에 문외한이라 정확한 용어로 설명할 수 없음이 아쉽다. 옮긴이의 말에서처럼 작품의 구성과 서술에서 문학으로의 작품성 또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물의 내면 묘사와 개연성 부분에서 특히 그렇다. 모든 인물은 저마다 서사가 있고, 그 입장이 이해된다.

셜록, 포와로 또는 많은 요즘 추리소설에 익숙해있던 나는 이 책이 정말 신선했고 주변에도 추천하고 싶었다.

내용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었는데, 먼저 나는 소설 서두에 나오는 배경인 일본 전쟁 내용에 한국인으로서 더듬이가 민감해졌지만ㅋㅋ 전쟁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할 뿐 더 날 설 필요는 없었다. 배경이 된 국가를 의식해야 했던 부분은 극중 인물 사토코 등이 생각하는 좋은 며느리상, 집의 구조, 그리고 집에 상시 놓인 불단의 존재 뿐이다.
오히려 강조된 부분은 전쟁의 비인간성이랄까, 거기에 더해진 배신의 상처와 체면의 문제이다.

나는 어느 서평에서도 스포일링을 매우 조심하기 때문에 이어진 감상은 일기장에. 정말 재밌게 읽었고 추천한다.

+ 표지: 빨간 띠지를 벗기면 나오는 섬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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