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실용서 시리즈
미람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일상적으로 접하는 대상을 다른 쓰임새로 전환해보는 시리즈. 물건의 경우 공감되는 그림일 때 재미있었고, 물건이 아닌 경우엔 상상이 풍부해지는 느낌이라 좋았다.

책을 보다보니 '실용성'이라는 게 범주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고민이 생겼다. 단어에 담긴 중요한 의미는 '쓸모'인데, 내가 이렇게 쓰는 게 좋다는데 그럼 쓸모 있는 것 아닌가? 😎

총 10개의 대상 중 인상적이었던 내용과 내 생각을 적어보았다.

1. 의자
• 바닥에 누워서 의자에 다리 올리는 게 공감된다 ㅎㅎ 허리가 엉망이라 그냥 눕는 것보다 편하다 😂
• 의자를 쌓는 그림을 보면서 게임이 떠올랐다. 작은 의자 모양 장난감을 번갈아가면서 위로 쌓는 게임. 나는 수전증이 있어서 시도하지 않겠어.
• 내가 생각한 다른 용도는 바닥에 앉아서 의자 위에 책 든 손 올려놓고 보기. 목도 안 아프고 허리가 펴져서 좋다. 그 상태로 오래 보면 엉덩이가 저리다는 게 함정..

2. 책
• 가장 공감하는 용도 '수면제',,, 비문학은 대체로 졸리고 (특히 전공) 소설은 밤에 읽지 않으려고 한다. 책 덮으면 해가 떠있는 걸 자주 경험했기 때문이다 ㅜㅜ
• 내가 생각한 좋은 용도는 이파리나 꽃 압화 만들기! 올해 처음으로 선물받은 꽃을 일부 떼어서 책 사이에 끼워 말려보았다. 모아보니 기억이 잘 떠오르기도 하고, 내가 꽃을 좋아하니 받았을 때 기뻤던 기분도 떠올라서 좋았다 :) 모은 압화는 올해 쓰던 다이어리 가장 앞장에 붙였다. 내년에도 해보려 한다!

3. 컵
• 컵을 내려놓은 자리에 남은 동그란 물 자국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책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컵의 본래 쓰임이 잘 와닿아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현실에서 저게 남으면 물티슈로 다시 닦기가 여간 귀찮다.
• 컵의 대표적 쓰임은,, 아마도 연필꽂이? 나는 안 쓰는 머그컵을 연필꽂이로 많이 쓴다. 절대 안 넘어지고 펜이 통에 부딪히는 소리도 플라스틱보다 좋다.
• 맥주잔은 임시 꽃병으로 좋다.

4. 막대기
• 공감되었던 그림은 '키 재기'. 초등학생 때 키번호를 매길 때 당해보았다. 교편일 때도 있고 30cm 자일 때도 있다. 당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나는 어릴 때 꽤 큰 편이었으니 작아서 불쾌한 건 아니었고, 내가 보고있지 않은 나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당하는 게 싫었고 더구나 타인과 재보는 것이 싫었다. 지금보니 주관이 뚜렷한 어린이다.
• 다른 공감 지점은 멀리 있는 물건 조정하기(버튼 누르기). 주로 침대에서 불 끄러 가기 싫을 때나 소파에서 TV 보다가 스르륵 눕고싶은 데 누워보니 시야를 방해하는 물건이 있을 때 간절하다. 주변에 뜬금없이 막대기가 있을리 만무하니 한국인은 대부분 '고무고무'를 떠올리지 않을까 ㅎㅎ

7. 고양이
• ㅎ.. 나만 고영희 없지 또.. 나도 꾹꾹이 당하고 싶다 ㅜㅜ 겨울이라 추운데 따끈따끈한 덩어리를 안고 싶다 ㅜㅜ

9. 꽃
• 성별을 떠나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 같다. 심미적인 것을 떠나서 특히 선물로 받으면 기뻐한다. 기능적 실용성을 생각하면 아주 떨어지는 대상이지만, 나를 생각해서 축하의 의미를 담은 꽃을 선물해주는 것은 누구든 기쁘게 한다. 그리고 봄에 꽃 펴있으면 다들 설레잖아요? 봄이라서 그런 것만은 아닌게, 지나가다 꽃이 만개해 있으면 대부분 기분이 좋다.
• 일단 나는 예쁜 꽃이 좋다 💐

쓸모라는 것의 개념을 고찰해보는 괴로운 시간이 생겼지만 그림은 힐링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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