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능력자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 책깃노블
함설기 지음 / 책깃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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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보통의 사람에게는 없는 ‘초’ 능력, 책에 나온 표현대로라면 ‘이상’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얘기다. 하지만 그 이상능력자들은 사회의 ‘문제’처럼 여겨지고, 국가 정책의 화두다. 소수인 그들은 한때는 격리대상이었고, 격리의 결과로 참혹한 희생을 겪기도 했고, 지금도 여전히 차별과 혐오의 주요 표적이다. ‘초능력’이란 게 보통 이야기에서 대단하게 여기지는 것과는 다른 지점이다. 이 책의 주인공도 그런 이상능력이 대해 부정적 감정을 넘어 혐오를 가진 ’강경파‘였는데 어느날 갑작스레 이상능력자가 되어버리고 거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구라도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건 평소에도 자주 하던 생각인데 그 설정이 이 이야기 속에 극적으로 녹아 있다. 사람들이 어떤 대상을 향해 갖는 혐오와 같은 부정적 감정은 대체로 자신의 상황은 절대 불변할 거라는 잘못된 확신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지금은 다수에 속해 있지만 언제라도 자신이 소수자의 위치에 속할 수 있다는 인식을 쉽게 하지 못한다. 주인공 역시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던 초능력자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던 것처럼.

또한 커다란 혐오와 배제 뒤에는 두려움이 존재한다. 두려움은 소리 없이 빠르게 커져가고 번져가는데 대부분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할 때 끝도 없이 부풀어 간다. 지금도 두려움은 잘못된 정보를 먹고 커져간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도 여전히 일어나는 일이고, 거짓이 그 두려움의 생리를 교묘하고 악랄하게 활용한다.

두려움이 아니라 화살을 쏠 과녁을 찾아 하이에나처럼 혐오의 대상을 찾는 이들도 있다. 이 과녁이 아니면 저 과녁으로. 그런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도 달라질 수 있을까.

받아들이기 힘든 끔직한 변화를 겪고, 무엇보다 달라지는 건 주인공 수안의 ’마음‘이다. 그 변화의 과정에는 자신 앞에 놓인 상황을 회피하지 않았던 채수안의 단단함, 그리고 진실 앞에 서려는 그의 용기가 있었다.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며 걸어가는 자가 이야기의 첫장과 마지막장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지켜볼 수 있던 점도 좋았다.

혐오와 배제, 차별과 같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들이 녹아 있는데 이야기가 무겁진 않다. 오히려 흥미진진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전혀 다른 능력이 존재하는 판타지의 세상으로, 이 세상과 조건값은 다르지만 그 다름이 만들어내는 결과값은 같다. 시시각각 세상이 급변하더라도 사람의 마음과 태도가 달리지지 않는 한, 세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란 걸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각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개개인을 개별적으로 존중하고, 덩어리로 퉁쳐버리지 않는 태도. 두려움에 압도당하기 전에 객관적으로 실체를 파악하려는 노력, 무엇보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내주고 함께하려는 마음, 그 정성스러운 것들이 너무 튀지도 않고 과하지도 않게 이야기 속에 녹아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걸 재밌게 몰입하며 읽을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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