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록 - 미국을 지배하는 또 하나의 제국 건들건들 컬렉션
폴 배럿 지음, 오세영 옮김, 강준환 감수 / 레드리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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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한국인들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비롯해 미국에서는 크고 작은 총기 범죄가 일어났다. 새로운 일도 아니다. 미국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니까. 압수품 사진에는 으레 AR-15와 함께 글록이 등장한다. 본문에서도 언급되지만, 2007년 버지니아텍을 공포에 떨게 한 조승희도 글록을 사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초반부터 총기 소유를 규제하겠다고 강력하게 얘기했다. 대규모 총기 범죄가 일어난 요즈음이야말로 총기 규제를 관철시킬 적기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려울 것이다. 콜럼바인 고교 사건 때 그랬듯이.


<글록: 미국을 지배하는 또 하나의 제국>에는 총기규제론자들이 패배를 거듭하는 이유를 추측할 수 있을 만한 상징적인 장면이 나온다. 글록이 미국에 처음 소개되자, 낯선 물건을 '음해'하려는듯한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테러리스트-하이재커들이 쓰는, 탐지되지 않는 권총이라면서. 약간의 사실과 많은 부분의 추측으로 쓴 기사였다. 기사 작성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교차검증조차 제대로 안 됐다. 총기 규제론자들이 이 떡밥을 물었고, 워싱턴 정가에서까지 글록이 입에 오르내렸다. 결과적으로 글록을 규제하려는 시도는 글록을 홍보해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서툰 태도였지만, 글록은 어설프게 지적된 의혹들을 모두 해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총기 소유 지지론자들은 글록을 '사서 응원하자'는 식으로 나왔다. 


비단 총기 소유 문제 뿐이 아니다. 미국에서 총기 소유는 헌법으로 보장된 '기득권'이다. 기득권에 도전하려면 엄밀한 논리와 무결한 도덕성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언제든 의도와 다른 역풍을 맞을 수 있음을 글록은 1986년의 논란을 통해 보여줬다. 


**흥미롭게도, 현재 택티컬 분야에서 보편화된 마케팅 방식-교관을 파견해 제품을 사용한 전술을 교육하는-도 글록이 먼저 시작했다. 마케팅이든, 아이디어든, 기술이든 여러모로 혁신적인 방법을 선구적으로 도입했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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