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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가족 - 레벨 2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윤숙희 지음, 모예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2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현실 관계보다 온라인 관계가 더욱 중요해진
요즘 아이 유진이의 자존감 찾기
SNS 가족
지은이: 윤숙희 / 그린이: 모예진
펴낸곳: 미래엔
레스토랑은 사진으로 봤던 유럽의 어느 성처럼 멋졌다.
개나리꽃처럼 화사한 노란 원피스를 입고
초록 스카프를 한쪽으로 두른 엄마는 성에 사는 안주인 같았고,
긴 생머리에 날씬한 언니는 그 성에 사는 공주 같았다.
아빠는 외체자 주인답게 멋진 감색 정장을 빼입고 있었다.
나는 들창코에 쭉 찢어진 실눈에 아빠를 닮아 얼굴형까지 넙데데해서 촌스럽기 그지없다.
크림 스파게티가 나오기 무섭게 나는 포크를 집어 들었다.
그 순간 언니가 내 손을 탁 쳤다.
"인증 샷부터 찍어야지."
"맞아."
엄마와 언니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엄마와 언니는 자신들의 SNS에 바로 사진을 올리고,
댓글을 달기 바빴다.
아빠마저 누군가와 끊임없이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집에서도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우리 가족은
레스토랑에 와서도 스마트폰만 봤다.
혼자 가만있기 어색해서 나도 SNS를 훑어봤다.
다음 날은 해가 지글지글 끓는 무더위에 등에선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요새 주목받는 너튜브 스타이자 뷰티 인플루언서인 언니는
영상 촬영을 마치고 소파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지친 얼굴로 앉아 있던 언니가 갑자기 물었다.
"뚱, 나랑 수영장 가지 않을래?"
나는 잘난 척하는 언니가 얄미워 대꾸 없이 내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언니가 애가 달아서 쫓아오면 말했다.
"유진아, 수영 끝나고 떡볶이 사 줄게."
떡볶이라는 말에 솔깃해 못 이기는 척하고 언니를 따라나섰다.
언니가 수영장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이 일제히 언니를 쳐다보았고,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듯 언니는 모델처럼 사뿐히 걸으며 수영장을 돌아다녔다.
그러더니 스마트폰을 가져와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찰칵! 찰칵! 찰칵!
내가 사진을 찍자 언니가 자기 얼굴에 물을 뿌리며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언니가 하라는 대로 하던 때 뛰어가던 아이와 부딪치면서
내 스마트폰을 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언니가 급히 헤엄쳐 물속에서 겨우 스마트폰을 찾긴 했지만,
물에 흠뻑 젖어 먹통이었다.
그런데도 언니는 동생 속이 상하든 말든 인생 샷이 날아갔다며 투덜거렸다.
결국 나는 화가 나서 언니에게 소리를 질렀다.
"언니는 동생보다 SNS가 더 중요해?"
"그래, 난 동생보다 SNS가 더 중요하다. 됐냐?"
나도 모르게 언니를 향해 스마트폰을 던졌고,
언니 등짝에 정통으로 맞고 말았다.
언니는 순식간에 내 수영모를 벗기더니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나도 지지 않고 언니의 수영모를 벗기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세게 밀어붙이고, 힘껏 잡아당기고, 발로 마구 차며 싸우는 우리를
사람들이 몰려와 강제로 떼어 놓고 나서야 싸움은 겨우 끝났다.
아니, 엄마가 달려오고 집에 도착해서까지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서로 사과 안 하겠다 그거지?
그럼 둘 다 일주일 동안 스마트폰 금지야."
너튜브에서 인기 좀 많다고 큰소리치고
우쭐거리는 언니가 얄밉다.
나도 보란 듯 인기를 끌어서 언니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다.
'먹방을 할까?'
뭘 할지 나는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강준이 떠올랐다.
한 시간 뒤 아파트 앞 공원에서 보자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강준과 약속을 잡았다.
벤치에 먼저 앉아있던 강준은 내가 옆자리에 앉자
하얀 봉투를 내밀었다.
버터 향이 가득하면서도 고소한 빵이었다.
한 조각 떼어 입 안에 넣는 순간,
혀까지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나는 강준에게 말했다.
"너, 나랑 같이 너튜브 하지 않을래?"
"너튜브? 나 너튜브 별론데."
"너 요리하는 거 좋아한다며?
나는 먹는 거 좋아하거든.
그러니까 넌 좋아하는 요리만 하는 거야.
나머지는 내가 다 할게.
먹방이랑 촬영도 내가 하고, 편집도, 영상 업로드도 내가 다 알아서 할게."
과연, 유진이는 너튜브를 성공시켜
가족과 친구들의 사랑과 관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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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었던 유진이가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담아냈다.
온라인 SNS 세계에 빠진 유진이네 가족을 위한
최고의 처방책은 바로 '사랑'이었다.
SNS와 너튜브에 빠진 가족은
점차 대화가 줄고 감정의 골이 깊어져 심한 갈등을 겪는다.
그러다 유진이가 진행한 너튜브 생방송으로 가족 최대 위기를 맞는다.
그런데 이 위기 속에서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가족은 힘이 되는 존재이며,
언니와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먼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