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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초록 ㅣ 웅진책마을 114
이향안 지음, 오승민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과정에서 다른 생명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워 나가는 이야기
앵무새 초록
글 : 이향안 / 그림 : 오승민
출판사 : 웅진주니어
엄마가 낯선 상자를 들고 온 건 저녁 무렵이었다.
"네 소원이라며?"
상자 속에는 부스스 솜털조차 벗지 못한 새 한마리가
꼬물거리고 있었다.
은솔이의 손보다 작은 아기 앵무새였다!
"엄마, 얘는 초록이라고 할래."
하루하루 지날수록 초록이의 눈빛은 달라졌다.
초록이는 은솔이의 손바닥 위로 폴짝 올라섰다.
그리고 팔을 따라 잰걸음을 치며 다가와
겨드랑이를 파고들었다.
초록이의 행동을 빤히 지켜보던 어마가 한마디 툭 던졌다.
"은솔이를 어미로 아나 보다.
먹이를 주니까 그렇게 생각했나 보네."
은솔이는 초록이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초록아, 내가 엄마 해 줄까?"
"꺅!"
초록이는 은솔이의 겨드랑이 속을 더 깊이 파고들었다.
낯선 감촉에 겨드랑이가 간질거렸지만
은솔이는 초록이를 폭 감싸 주었다.
며칠 뒤, 은솔이네 집 거실에 커다란 새장이 들어왔다.
초록이의 몸집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록이는 새장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초록아, 답답하지?
그래도 이제는 이 안에서 지내야 해.
알았지?"
초록이는 눈만 뜨면 새장에서 꺼내 달라고 몸부림을 쳐 댔다.
아우성에 못 이겨 새장 문을 열어 주면
그때부터 집 안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며
작패를 부렸다.
"아휴, 말썽꾸러기!"
"저 말썽꾸러기를 어쩌면 좋아."
초록이의 말썽은 갈수록 심해졌다.
초록이는 각 티슈 속의 휴지를 특히 좋아하는데,
틈만 나면 부리로 휴지를 쏙쏙 뽑아서는
거실 바닥에 하얗게 늘어놓았다.
얼마 후 초록이는 첫 비행에 성공했고,
비행 감각을 익힌 초록이는 무서운 속도로 나는 기술을 터득해 갔다.
"윙컷! 이제 그걸 해야 할 것 같아.
동물 병원에 가서 물어봤더니 다들 윙컷을 시킨대.
안 그러면 좁은 거실에서 키우기 힘들고 더 위험하다고 했어."
깃털을 조금 잘랐을 뿐인데도 초록이는 날개를 모두 잃은 것처럼
푸덕거림을 멈춰 버렸다.
뙤록뙤록 빛나던 두 눈의 생기도 잃었다.
처음엔 깃털이 잘려 나간 걸 깨닫지 못한 초록이가
습관처럼 날개 펼치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상처 입은 날개가 초록이를 공중으로 날려 줄 리 없었다.
툭! 데구루루! 초록이는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그래도 초록이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구르고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도
어색한 날갯짓을 멈추지 않았다.
"초록아, 이젠 날 수 없어. 그러지 마."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초록이의 좌절은 점점 커져 가고, 눈에는 슬픔만 가득해졌다.
며칠 뒤 초록이가 이상 행동을 보였다.
초록이가 부리로 제 가슴 털을 뽑고 있었던 것이다.
은솔이는 초록이를 데리고 동물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초록이의 증상을 이야기 했다.
"전형적인 우울증 증상이네요."
은솔이는 마음이 아팠다.
'우리가 초록이에게 너무 큰 아픔을 준 거야.'
은솔이의 소중한 가족이 된 앵무새 초록이,
초록이도 은솔이도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함께 잘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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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귀여운 햄스터가 있다.
이름은 뀨리고 가족 모두의 애정을 받고 있다.
먹는 모습, 자는 모습, 전부 다 귀엽다.
이 작은 뀨리 덕분에 가족의 웃음이 많아졌고,
행복이 커졌다.
그런데 뀨리도 우리 가족과 사는 것이 행복할까?
너무 자주 만지거나 사랑 표현을 과하게 하면 안되는데,
자꾸 만지고 싶어서 잘 때도 깨우게 된다.
이제 뀨리가 없는 집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러니까 뀨리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