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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신예희 글.그림.사진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저마다 기억하는 첫여행이 있죠? (에이~ 수학여행 이런거 말구요. 정말로 자신의 첫여행이라고 부를만한 여행)
전 대학생때의 서울여행이 첫여행이였어요. 뭐 물론 서울사시는 분들은 에걔? 겨우 그거? 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부산에서는 제일 먼거리의 도시이니깐요. 게다가 6시간이나 가는 무궁화기차만 해도 왕복이면 6만원은 드는데. 기타 경비까지 더하면 그당시 알바비로 모을수있는 돈으로 치자면 큰돈이였죠. 그 짧은 2박 3일동안 할 건 많고, 가볼데도 많고, 돈은 아껴야하고, 가방은 무겁고, 그래도 젊으니깐. 그 젊음 하나 믿고. 대중교통과 내 튼튼한 두다리만을 믿으며 경기도와 서울을 종횡무진하며 돌아다녔죠.
몇년 후 다시 찾은 서울
까페에 앉아 몇시간동안 그저 창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서점가서 책을 보기도 하고, 미술관에 가서 전시를 보기도 하고. 이렇게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여행을 하는 저를 발견했죠.
그녀 또한 여행을 다니다가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엔 열심히 돌아다니는 것을 목적으로 식사는 햄버가와 바게트빵정도로 때워버리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시장의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을 즐거워하게 됩니다. 그래서 스페인어는 모르지만 스페인식당의 메뉴판은 읽을 수 있는 실력이ㅋㅋ
그녀가 발견한 주제도 꽤나 훌륭하네요. 음식. 그것도 사람냄새나는 시장통의 음식. 작가는 굉장히 용감한 식성을 가졌습니다. 달팽이에 참새구이에 돼지내장탕에. 가리는 것 없네요. 하지만 홍차, 푸딩, 커피등을 좋아하기도하구요.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음식또한 굉장히 다양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헥헥거리며 보고 있더랍니다. 참고로 저는 홍콩스타일인가봐요. 호텔의 3층 티세트와 완탕면과 딤섬은 그저 저를 녹여버리네요.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아쉽다면 사진이 주로 시장이나 실내식당이다보니 많이 어둡네요. 보통 예쁘게 맛있어보이게 디스플레이된 사진에 익숙한 분이라면 이 책은 조금 낯설꺼에요. 그리고 그녀가 간 식당이나 시장에 대한 지도나 위치, 전화번호 그런것은 자세히 다루지않고 있으니 이 책을 읽고 거길 가야지 하는 분들은 충분한 웹서핑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훑어읽기식의 간단한 음식책입니다. 하지만. 아, 이나라에선 이런걸 이렇게 먹는구나 라는 걸 알 수 있는 식문화여행책입니다. 무조건 돈 아끼고 싼거 사먹고 이런 젊은 여행도. 박물관만 찾아다니는 여행도, 공연을 보기위해 헐리우드로 가는 것도. 하다못해 명품쇼핑여행도. 모든 여행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