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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비안 낫싱, 검은 반역자 1 - 천연두파티
M. T. 앤더슨 지음, 이한중 옮김 / 양철북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암흑의 세상....
그 흑의 세상은 차갑고도 냉정했다.
검은 빛이 물들은 생명체는 그 빛깔마져 짓밟히는 오랜 기억속의 세상에 관한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담겨있었다. 옥타비안.. 한때는 왕자였다. 그는 09-01이나 13-04 라는 존재가 자신의 밑을 닦아줄만한 사람들이 가득한 호화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느끼는 그 모호하고 비정상적인 생활은 실험의 연속이였고, 잔인한 독약같은 삶이였으리라. 어째서 그만 옥타비안이였을까.
그래서인지 그가 어머나와 발가벗겨져서 매질을 당하는 장면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는 왜 자신이 이렇게 대우를 받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눈뜨지 못한 삶이 너무도 컸다.노예생활을 알지 못하는 나이지만, 사람이 사람을 부린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극이기주의적인 사고가 아니겠는가.
문득 생각난 영화가 흑인 노예생활을 다루는 영화인 '아미스타드'같은 영화가 떠오른 것이 아니라 짐 케리 주연의 '트루먼쇼'가 떠올랐다. 자신의 성장과정과 하는 행동들이 모두 매체에 의해 실험대상으로 길들여진다는 것. 너무도 닮은꼴의 모습이라서 심히, 소름끼쳤다. 흑인과 같은 종족이(책을 빌어서 말할 뿐이다.) 백인들과 같은 고등 교육을 통하여 지적 능력을 발달 시킬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이 너무도 놀라워서 입을 다물 수 가 없었다. 샤프씨. 어쩜 이름만큼이나 날카롭게 말할 수 있는 걸까. 작가의 문체또한 날렵하리 만치 냉정한 말투가 다분하다. 감정이 표현되면 독자들에게 마냥 '불쌍하고 슬픈'이야기로만 남을 것 같은 생각에서 였을까...그저 진지하게 바라봐주기를 바랬는지도 모른다.
"나를 위해 눈물 흘리지 말기 바란다. 나 역시 날 위해 눈물 흘리지 않으니,"
- p.80
선율의 바이올린.
그 가혹하고 아름다운 매체는 옥타비안에겐 고문도구와 동일시 되는 독특한 무기이다. 작가의 바이올린 선택은 너무도 탁월해 보여서 그만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음악에 대한 생각이 나타난 문구가 난 매우 인상깊어서 끄적. 적어놓아 보았다. 안타까운 울림.. 이 검은빛 소년에겐 음악이 자신을 지켜낼 나라였던 것일까.
"음악은 그 자체가 나름의 주권을 가진 하나의 나라다. 이 나라는 누구나 피난처로 삼을 수 있으며, 누구나 일단 정착을 하면 자기 조국이라 주장할 수 있는 나라다."
- P.178
경제적인 문제와 인종갈등으로 인해 전쟁이 발발하면서 사건은 극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그는 운명에 맞서고 싶어하면서도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안타까워 한다. 천연두 파티와 같은 원하지 않았던 삶이 물흐르듯 섞여버리는 뒤죽박죽의 탈출과 붙잡힘이 가혹하기만 하다. 실제 있던 역사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터라 자연스러운 설정과 전개들은 읽는 독자에겐 공감대를 만들기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흑인에 대한 시각은 18세기와는 다른 지금은 무척 놀라운 변화를 꽤하고 있다. 바로 미국의 새 대동령인 '오바마' 때문이다. 신드롬과 일대 혁명으로 일컬어질만큼 엄청나게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정말로.. 흑인 또는 황인은 고등교육을 받아서 백인보다도 훨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간'이란 똑같은 생명체인 것이다. 그 안에서 위와 아래가 어디 있겠는가... 가치없는 싸움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아직도 존재하는 인종차별에 대한 나름의 눈을 갖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조금은 보였다. 아직 끝나지 않은 옥타비안의 삶에 '평등이란 망원경'을 들고 지켜보기로 했다. 2권에서 만나길..
" 자유라는 단어를 생각해보면 죽을 자유 말고는 떠올릴 수 있는게 없었다."
-P.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