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패턴 - 루스 베네딕트 서거 60주년 기념, 새롭게 탄생한 문화인류학의 고전
루스 베네딕트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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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이해하는 코드

 

 

문화를 다룬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개념이지만 때로는 그만한 매력 또한 드물다. 실제 문화 이론의 영역을 들어왔더니 문화는 단순히 보고 느끼고 즐기는 것 이외의 인류 즉 인간에 대한 기본적 연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사람을 이해하는 학문, 그리고 사람을 알아가는 학문이 곧 문화이자 우리의 삶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개인의 취향부터 나아가서는 인류의 성격까지 팔악하는 문제에 부딪힌다. 이는 1934년에 발표된 문화인류학 분야의 고전 루스 베네딕트의 <문화의 패턴>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인류학계의 대표적인 학자가 되었다. 이 책은 분명 70년도 더 된 이론서적이지만, 21세기를 내다 보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우리는 21세기를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라고 부른다. 인간의 감성이 곧 상품이 되고, 문화가 문화콘텐츠화가 되며, 더 즐겁고 행복하게 즐기는 것이 트랜드가 된 것이다. 이렇게 개인에게 문화가 얼마나 큰 영향소가 되는지 알았던 저자는 일찍이 미래를 내다 보았다. 그래서 지금 이 사실을 모두 알고 난 후에 읽는 기분은 또 다르다.


이 책은 모두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습을 연구하는 학문에서 문화의 다양성, 통합성에 대한 설명이 있고, 도부 족 같은 특정 부족들의 연구를 통해 문화의 패턴 이론을 도출한다. 마치 하나의 굵직한 논문을 만나는 것 처럼 짜여있다. 문화의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문화적 형태에 대한 지식을 쌓는데 꽤 괜찮은 책이다.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것은 문화에서 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정치에서도 때로는 경제나 문학에서도 적용되기도 한다. 서구사회는 오랜기간동안 사회와 개인, 즉 세계와 개인을 적대관계로 풀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한 주니, 도부, 콰키우틀의 세 부족 문화에 대한 이해와 서구사회에 대한 분석으로 ‘통합’과 ‘결핍’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부족 사회가 개인에게 질서와 통일을 강조한다고 해도 역사적 환경으로 인해 문화적 통합의 결핍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런 형태는 국지적 현상일 뿐 생물학적 단일성 같은 것은 없다. 환경과 심리의 영향이 크다고 보여진다. 여기서 우리는 민족주의라던가 순수 혈통, 인종주의 같은 것을 비판할 수 있는 근거를 찾게 된다.


결국 개인은 사회와 상호의존성이 강한 관계이며, 개인들은 대부분이 자신들에게 제시된 문화의 형태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렇기에 ‘집단’이 형성되겠지만, 이 책의 마지막에서는 적응하지 못하는 개인과 소외될 수 밖에 없는 특정 성격을 지닌 개인에 대한 문화 패턴까지 지적해주고 있다. 이를테면 동성애자, 왕따, 정신병자 등이 그렇다. 이들에게 필요한 관용부터 정신의학까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우리 사회는 이들의 성격이 점차 강해지고 적응 개인과 부적응 개인들간의 이질화가 더 심해지고 있는 쓸쓸한 현재를 맞이하고 있다. 각박해지는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소외되어가는 사람들을 알기 위해서라도 역시 문화인류학에 대한 관심은 항상 필요해보인다.
이 책은 결국 고전이며 이론학 서적이지만, 다른 책들과 차별되는 ‘스토리텔링’ 측면으로 읽어두면 아주 좋은 책이기도 하다. 4.5,6 장에 소개된 부족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다. 문화이론을 읽기 지루하다면 여기를 마치 소설을 읽듯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지금읽어도 앞으로 읽게 되어도 전혀 거칠음이 없는 매끄러운 책이라서 후에 나의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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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페로스 2011-03-21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블로그에 담아갈게요!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