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 화가의 삶과 그림
시모나 바르톨레나 지음, 강성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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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빛의 그림들이 탄생하기까지

 

  고3때가 생각난다. 오래도록 가슴에 담아 두고 있었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을 직접 보고 싶은 충동에  덕수궁 미술관에서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화가 전시회'를 한 적이 있어서 친구와 지방에서 버스를 타고 갔었다. 놀라운 빛과 강렬한 색채, 그리고 인상적인 주제들이 나를 자극했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여 한동안 넋이 나갔다. 그리고 그동안 책으로만 봤던 그림들이 실제로 얼마나 아름다운 작품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서 꼭, 파리에 가서 더 많은 작품들을 구경하겠노라고 결심했었다. 그리고 그때의 그 결심은 딱 3년뒤에 이루어졌다. 유럽 배낭 여행때 루부르 미술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가게 된 것이다. 거기엔 내가 이름만 익히 들었던 마네, 모네, 드가, 르누아르, 밀레 등의 엄청난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자리를 뜰 수 없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색의 선율과 빛의 그리움이 뭉실 뭉실 피어오른 생명들로 가득했다. 그것은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와 같았다. 그만큼 아름다웠고 인상적이였다. 그 인상적인 느낌을 그대로 담았기 때문에 인상주의라 불리었을까. 그들의 삶과 그림들을 알고 싶어졌다. <인상주의 화가의 삶과 그림>라는 책과 함께 말이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인상주의 화가들의 삶과 그 그림들을 소개한 책이다. 그들이 어떻게 하여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부터 그들이 만난 지식인들과 후기의 모습까지 설명되어 있다. 잘 정돈된 글들과 그림들로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사실 인상주의가 있기 전에는 사실주의와 낭만주의의 그림들이 만연해있었을 때가 있다. 귀스타브 쿠르베, 카미유 코로 등은 그런 사실주의 관점에서 그림을 그렸던 유명한 화가들이다. 그들은 교육적인 보다는 인간의 일상을 담고 풍경을 담고, 사물을 담기를 원했다. 점차 그림의 주제가 '일상'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젊은 화가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되었다. 아마도 그런 자연스러운 만남에서 낭만적인 색채와 빛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생겨나지 않았을까 한다. 물론 이 책에서는 더욱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믿음직하고 든든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책을 한장 한장 펼칠때마다 만나는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들때문에 눈이 부셔서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이토록 많은 작품들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책도 드물 것이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그림인데 그의 대작인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가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모네의 삶에 대한 소개도 빠지지 않는다. 그의 일화는 EBS 다큐멘터리로도 만난 바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이제는 낯설지 않는 이들이 반가웠다. 미술이 주는 따스함과 아늑함은 나를  미소짓게 했다. 이것이 바로 인상주의인가. 


  인상주의가 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였을까? 아마도 그들이 원한것은 아카데미 화풍만은 아니었을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상주의는 다들 그리지 않았던 노동자들이나 발레리나, 농부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또한 큰길이나 바닷가 그리고 작은 꽃에게도 감사를 표현했다. 특히나 독특한 점은 그들은 삶과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배제했다는 것이다. 인상주의 그림들이 이토록 오래 전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바로 이 '삶의 아름다움'을 표현했기 때문인 것 같다. 몰랐던 부분들, 생각하지 못했던 느낌들을 차근 차근 짚어준 이 책이 참 고맙다. 상당히 많은 미술책을 보았음에도 나는 너무 부족한것이 많고 배울것이 많은 사람이다. 화가에 대한 열망마저 깨우쳐 주었다. 인상주의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미술 작품과 인상주의를 이해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이 내 손에 있다는 것이 이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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