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 1001 죽기 전에 꼭 1001가지 시리즈
닐 베케트 지음, 김소영 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사랑에 취하게 한다는 와인...그 달콤한 1001개의 알코올 세계





술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오랜 세월 동안 술은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해온 유일 무의한 음식의 한 종류인 것 같다. 사람들이 연인과 헤어져서 매우 슬프거나 로또에 당첨되어서 기쁠 때 으레 술을 찾게 된다. 그러면 슬픔은 반으로 줄어들 것 같고, 기쁨은 두 배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술 때문에 파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자극해서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못할 만큼의 치명적인 의식 불명을 가져온다.



그만큼 알코올이 사람들에겐 떼래야 뗄 수 없는 가장 친근하면서도 악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 미묘하고 매력적인 액체에서 풍기는 마력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대상마저도 될 때가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서양의 명물인 술 '와인'도 그러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달콤한 과일 포도를 주원료 하는 와인은 세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알코올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점차 와인에 대한 사랑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나 역시도 와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한두 잔에서 오는 기분 좋은 느낌은 술 같은 기분이라기보다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 있다. 마치 내가 생각하는 마음을 뿌리채까지 다 알아주는 신과 같다.



그래서 만나게 된 책. '죽기 전에 꼭 마셔봐야 할 와인 1001'은 아주 두꺼운 표지에 정말 천 한 개의 각종 세계적인 명물 와인이 담겨져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와인 백과사전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쉽게 만날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와인을 사랑하고 아끼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봐야 할 책인 것 같다.




책의 순서는 스파크 와인,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이렇게 와인의 대표적 종류로 나누어서 정렬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원산지 국가별, 지역별로 분류를 하여 지역적인 특성을 설명해준다. 이를 테면 레드 와인 중 프랑스 원산지인 '도멘 드 셰발리에 1995'를 소개하면서 레오냥 마을에서 랑드 소나무 숲이 포도밭을 장식하고 있으며, 서쪽에 있어서 가장 서늘한 포도밭이라 화이트 와인에 적합하지만 정성들인 관리 끝에 레드 와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을 첨부해 준다. 그러면서 조밀하고 컴플렉스하며 아름다운 스트럭처가 돋보이는 와인이라고 평한다. 각각의 와인마다 엄청나게 멋진 말들로 나에게 잊히지 않는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말만 들어도 달콤하며 맛보지 않아도 느껴진다. 와인장인들이 얼마나 정성 드려서 수천가지의 다양한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는지에 대한 놀라움이 또한 크다.



또한 '돔 페리뇽 로제 1990'과 같은 스파크 와인에서 발견한 표현이 일품이다. 오렌지 빛을 띠는 구릿빛 황금색이라던 지, 와인이 입안을 풍만함으로 채우고 마치 어루만지듯 부드럽게 닿는다는 것이다. 너무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몇 년 전에 호주 여행 시에 한 유명한 와이너리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정말 와인을 마셔본 경험이 거의 없고, 어떤 와인이 어떤 건지 전혀 알지 못할 뿐 아니라 무엇이 맛있는 건지 몰랐었다. 그래서 거기서 맛보게 해준 10가지 와인들을 아무생각 없이 그냥 슈욱 마셔버리고 헤롱 헤롱 대었었다. 이 책을 갖고 있기만 했다면 좀 더 이해를 하면서 음미해보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절로 난다.



아마도 이 책을 만나지 못했다면 와인을 마시면서 난 진지한 자세를 갖지 못했을지 모른다. 모양 하나 라벨 하나에도 섬세함과 미가 그대로 담겨 있는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큰 아쉬움이 있다. 책에 담긴 풍성한 내용을 와인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찾기에는 매우 무리가 있다. 인덱스는 가격별, 원산지별로만 구분이 되어 있고 순 현지 언어로 적혀 있기 때문에 집에 있는 와인 하나 찾는데도 한참이나 걸렸다. (물론 결국 없었다.) 또한 초보자들을 위해서 초보에게 어울리는 와인들이거나 달콤한 것, 스파크 한 것, 강한 것 등의 느낌으로 분류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럼 더욱 가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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