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부류

실내인간
이석원 지음 / 달 / 2013년 8월

표지부터 어딘가 휑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하지만 민트색으로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한우리 북카페에서 제공받은 ‘실내인간’. 사실 이석원작가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 주변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과거 ‘언니네 이발관’ 이라는 그룹의 보컬로 활동했다는 바 정도를 알 수 있었다. 소개문에서부터 저자의 삶의 굴곡이 느껴졌는데, 역시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용우가 이석원 작가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 느껴졌다.

소설이지만 수필같은 느낌이 강했다. 그저 상상속에 그려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 본인의 경험이 용우를 통해 강하게 들어나고 있었다. 소개문에서도 언급된 저자의 삶을 돌이켜보면, 용우의 삶과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호되게 당해 밖으로 당당하게 걸어나갈 수 없는 ‘실내인간’ 말이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도 나와 닮은 구석이 있는 용우에게 동질감을 느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실내인간’ 이 된 이유와 이사한 곳에서 만난 자신과 정반대의 성향인 용휘를 만나 어떤 삶을 살아갈지 궁금했다.

이석원 작가는 ‘보통의 존재’의 저자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특유의 담백하고 단순한 화법이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라고 하는데, 나 역시도 이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문장 자체가 화려하고 강렬하지 않더라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사용하는 것들을 통해 임팩트있게 간결한 표현을 하고 있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거나 그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고 싶었다면 분명 화려한 문구 정도는 사용할 법도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 이점에서 뜻하지 않게 ‘실내인간’ 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저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세상에서 알 수 없는게 사람 마음이라고 하지 않는가? 특히나 일반적으로 평범함과 거리가 있는 사람들의 발상은 더더욱 알 수 없다. 난 이 책을 분명 집중해서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결말을 이해하기엔 뭔가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개평에서도 언급됬듯 반전에 관한 부분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기는 했지만 정작 큰 반전은 없었다는 점. 그리고 결말에 대해 함부로 단정 지으면 안될 것 같다는 것에 묻혀서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약간은 당황스러웠다는 점으로 생각이 정리되고 있었다.

그래도 나와 같은 구석이 있지만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용우를 보면서 또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생기면 당신은 그것을 어떻게 갖겠냐는 이석원 작가의 질문을 생각하면서 여러 가지를 되짚어볼 수 있는 계기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