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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다 다르다 - 유럽의 길거리에서 만난 그래픽 디자인 ㅣ 디자인은 다 다르다 1
황윤정 지음 / 미술문화 / 2013년 8월
평점 :
3년전에 유럽여행을 다녀온적이 있다. 당시 비행기로 유럽에 들어설 때 부터였을지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면 도착지인 프랑크프루트 공항 근처에 진입하기전 공항 근처 독일의 어느 마을 상공 위를 낮게 비행하던 그 때부터 였던 것 같다. 난 그 순간 ‘이곳이 천국이구나!’ 생각했더랬다. TV속, 잡지 사진 속에서나 볼법한 건물들과 풍경을 생눈으로 직접 경험을 했으니 말이다. 모든 것이 신기했고, 유럽사람들도 우리를 신기해하는 듯한 모습에 “아! 진짜 유럽에 왔구나” 라고 실감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3년전 보름동안 경험한 유럽이라는 나라의 문화는 무의식중에도 내 자신에게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이 당시 문화적인 부분에서의 차이, 새로운 것들을 접하며 받는 신선한 충격 등이 날 놀라게 했음은 분명했지만 유럽이기에 같을거라고 생각했던 내 착각이 한조각씩 깨져나가는 그 상황이 더욱 크게 다가왔었다. 추구하는 형태, 디자인, 색 모두 개인의 성향, 취향 문화적인 차이, 국가적, 종교적 이념의 차이 등으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진짜 제대로 깨닫는 순간이었달까?
인종도 같고, 생활방식도 비슷한 유럽사람들 하지만 그속에서 같은 듯 다른 차이는 어딜 가던 항상 새로움을 느끼게 해줬다. 난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를 여행했었는데, 저자 황윤정님도 프랑스와 독일을 방문했었다는 점, 이미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독일은 각진 듯 정돈이 잘되어있었다고 했고, 프랑스는 좀 더 자유롭게 표현된 형태라고 했다. 그 당시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독일의 도심 풍경과 프랑스의 풍경은 달랐다. 독일의 건물들은 외관상으로 볼 때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형태들이 대부분이었고, 프랑스는 배란다의 형태부터 더 화려한 느낌을 뿜어내고 있었다.
문화의 도시답게 도심 곳곳에 유명지가 한 두 개 쯤은 꼭 있었고, 유럽사람들의 시각으론 그냥 그저 그런 건물로 보이는 건물들도 ‘유명지인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화려하고 그들만의 문화적 정취가 깊게 베어있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고가의 명품 자동차로 칭송이 자자한 BMW, 바겐폭스 등이 길거리에 넘쳐나는 것을 보면서 ‘이사람들은 이게 당연한거겠지?’ 싶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 유명 브랜드 자동차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하는 것도 내가 유럽이라는 나라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 생각했었다.
생각해보면 유럽과 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의식주, 생태계 등 삶의 환경, 인종, 가치관, 시민의식, 국가적 종교적 신념 등등 공통점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어찌보면 다른게 당연하고, ‘디자인이 왜 다른 것인가?’ 의 근본적인 해답을 알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 그저 ~해서 ~ 때문에 라는 식으로 추측하게 될 뿐이다. 디자인이 다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선 그속에서 꽤 긴 시간을 부딪히고 깨져봐야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그저 난해하고 마치 장난삼아 대충 그린듯한 피카소 작품, 그 조각난 그림과도 같은 것이 전 세계적인 세기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를 난 아직도 모르고 있다. 말그대로 디자인은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느낌(Feel)에 탄생되는 즉흥적인 창조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기본적인 기반과 철학적인 부분은 일맥상통하겠지만 궁극적으로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그것은 알아내려고 하기 보단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