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 시들한 내 삶에 선사하는 찬란하고 짜릿한 축제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학창 시절 도전 골든벨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했던 적이 있다. 부족한 학식으로 나마 TV앞에서 출제되는 문제를 맞춰보는 재미와 또 문제를 출제하는 어여쁜 아나운서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으니까 말이다. 지금 돌이켜 되돌아보면 "내가 왜 그랬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잊을 수 없는 재미있는 기억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 읽어 본 책은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이다. 사실 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로 유럽이나 타국에 대한 문화와 예술 혹은 그 곳을 여행한 일대기 등에 줄곧 관심을 가져왔는데, 내 추억속에 자리하고 있던 손미나 전 KBS 아나운서의 손에서 집필된 책이라고 하니 조금 더 기대하게 됬던 것 같다.

 

 손미나씨도 처음엔 프랑스 그리고 파리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화려함 이면, 그늘에 가려진 것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 안좋은 이면을 바라봤을 때 생기는 선입견이라는 것을 이책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깨주고 있었다. '좋은 것을 보면 당연히 좋은 것을 보인다.' 라는 건 인지상정인 것이다. 이 얼마나 당연한 말인가?

 

반대로 생각해보면 당연히 좋은 곳에서 좋은 것만 봤기에 좋은 기분이 드는게 당연한게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다른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그 일상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딱 평균적인 수준에서 눈높이를 맞춘 여행을 했기 때문이다. 손미나 씨도 생소한 타국 여행에서 낯설음을 느꼈고, 또 희망과 기대를 품고 떠난 여행에서 짐짓 실망하게 되는 순간도 있었다고 회고 했다. 허나 이러한 것들을 잊게 해줄만큼의 파리의 문화와 예술, 생활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기에 나 또한 손미나 씨가 새로운 문물을 접하는 그 순간이 얼마나 짜릿했을지 공감하게 됬다.

 

사실 손미나 씨가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이고 좋은 내용만 담아 그저 흠없는 파리만의 아름다움과 자신의 생활을 표현해냈다면 이책은 정말 재미도 없었을 것이고, 헛된 환상만 갖게 해주는 형편없는 책이었을 것이다. 허나 그렇지 않았기에 이책을 읽는 내내 내가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누가 읽어도 그녀의 경험이 튀지 않고, 평범한 그 자체일 것이라 자부한다. 손미나씨의 다소 평범한 이 여행기는 누가 읽어도 부담 없이 그 현실을 직시하고, 본래의 이면을 모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참신하고 새로운 것을 바라는 자극적인 독자들에게 있어서 독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난 이 책이 솔직하고 평범해서 좋다. 유럽여행을 다녀와본 경험이 있는 나로선 이 책속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공감되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 또 유럽을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책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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