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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서 이기는 관계술 - 사람도 일도 내 뜻대로 끌어가는 힘
이태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어떤 것에서든 지면서 이긴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선 익숙한 말이 아니다. 이러한 가치관은 어렸을 때 부터 심어진 것으로 쉽게 고치기도 힘들다. 과정이 어쨌든간에 모든 것들이 결과에 따라 결정되는데,이 부분은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결과물에 대한 시각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고, 이기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수 많은 청춘들이 스펙쌓기에 열을 올리고, 무한경쟁사회라는 인식이 심어진 이 시점도 남들보다 뒤쳐지 않고 이겨내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사실 사람과의 관계도 말처럼 쉽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큰 틀의 의미들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형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 관계는 사회생활에 이를 때 정점에 달한다. 가정이나 친구들과의 정해져있는 울타리 내에서의 관계는 이에 비할 수가 없을 것이다. 허나 이 관계는 이 책에서 말하는 관계술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기도 하다.
지면서 이기는 관계술이라는 제목만 보면 '혹시 작가의 자기 합리화에서 비롯된 착각이 아닐까?' 싶기도 했고, '혹시나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상부상조하다보면?' 이라는 뻔하디 뻔한 빛좋은 개살구와 같은 내용이 읽히는게 아닌가 싶었다. 허나 이러한 내 예상은 섯부른 착각이었다. 저자는 철저하게 상대의 심리를 이용하는 방법을 통해 어떠한 관계든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고 있었다.
특히 맺고 끊음이 확실한 단호한 관계술과 치고 빠짐이 명확한 관계술에서는 저자의 내공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이책을 읽다보니 처음 이책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사람도 일도 내 뜻대로 끌어가는 힘' 의 문구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는데, 때론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때론 강하고 명확하게 이끌어가는 완급조절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스포츠스타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김연아와 박태환도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상대(라이벌)를 의식하지 않고, 연습한대로 페이스를 유지하며 경기를 치루겠다." 라고 말이다. 이 책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들이 보이는데, 이는 말 그대로 상대방을 의식하는 순간 자신의 페이스를 잃게 되어 상대방에게 끌려다닐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뭐든지 과해서도 안되고 부족해서도 안된다. 그렇다고 무조건 적당한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관계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재적소로 강약조절을 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또한 한 수라도 내다볼 수 있는 선구안이 있어야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가 원하는 것을 동시에 취할 수 있는 윈윈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이 지면서도 이기는 관계술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